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건물 잔해 맨손으로 치우며 사상자 구조 주민에 천막·물·음식 제공, 주변환경 정화
4월 25일 리히터 규모 7.8의 대지진이 최빈국 네팔에서 발생했다.
공식집계된 사망자는 7천여 명. 부상자만 1만4천여 명에 육박해 최종 사망자는 1만여 명에 달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추측이 나온다. 전례 없는 인류의 비극 앞에 노란 조끼를 입고 ‘인류애’ 구현을 위해 발벗고 나선 이들이 있다. 바로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소속 성도들이다.
이들은 지진 발생 하루만인 지난달 26일 즉각 구호활동을 시작했다. 지진으로 무너져 내린 도시에는 장갑이나 마스크 같은 기본적인 구호물자도 없었다. 무엇을 해야할 지 막막한 상황. 그야말로 ‘맨주먹’이나 다름없었다.
이들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세계문화유산이자 카트만두의 랜드마크였던 다라하라(빔센) 타워. 62m의 네팔 최고층 탑이 무너지면서 잔해 속에만 약 200명이 매몰됐다. 군인, 경찰 이외 아무도 접근않던 이 곳에 노란조끼를 입은 봉사단이 나타나자 네팔 시민들은 일제히 그들을 반겼다. 여진의 공포에도 봉사단원은 건물 잔해를 맨손으로 하나하나 치우며 사상자 구조에 나섰다.
이들의 용기에 지켜보던 시민들도 박수를 보냈다. 카트만두 시내의 그린랜드 다파시, 바순다라 일대에서는 약 120명의 자원봉사자가 피해자들이 머무는 운동장으로 가서 천막, 물, 음식을 제공하고, 더러워진 주변 환경을 정화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지 않고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들의 집을 찾아가 벽돌 속에 파묻힌 물건들을 꺼내주기 시작했다.
한동네에 사는 신자들끼리 한명 한명 모여 한 마을에 수십 명씩 구호활동을 펼쳐나갔다. 붕괴의 위험이 여전했지만 물품부족으로 안전모 대신 오토바이용 헬멧을 쓰고 돌무더기를 나르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일렬로 서서 합심하여 건물 잔해를 치우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찬탄을 자아냈다.
히실라 야미 네팔 前 문화관광항공부 장관은 이들의 활동을 지켜보며 “대단히 감사드린다”며 “곳곳에서 이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지금 같은 대재앙의 시대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로도 이들의 봉사는 예배일을 제외하고 매일같이 꾸준히 계속됐다. 자원봉사자들은 천막 생활을 하는 지진 피해자들을 돌보는 한편, 건물 잔해로 막힌 길을 열고, 무너진 가옥을 정리해주며 주민들의 세간을 꺼내주기도 했다.
매몰된 집에서 당장 먹을 양식조차 꺼내지 못했던 아주머니는 이들이 30~50㎏ 쌀 포대들을 흙더미 속에서 속속 꺼내 임시 대피소까지 날라주자 안도하며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다. 갑작스런 재난에 망연자실했던 다른 집주인은 이들의 봉사에 감격해 눈물을 보였다.
30일에는 네팔 지역 하나님의교회 성도들이 마음을 모아 준비한 구호품이 도착했다. 물품부족으로 고생하고 있는 봉사단에게는 ‘천군’이었다. 쌀, 라면, 생수, 천막, 비닐, 매트 8톤 트럭 한 대 분량의 물품은 자원봉사자의 마음까지 훈훈하게 채웠다.
하나님의교회 김주철 목사는 “이번 재해뿐 아니라 우리 하나님의 교회는 인도네시아 지진해일, 아이티 지진 등 비극적 재난이 발생했을 때마다 마다하지 않고 사랑을 실천했다”며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피해 지역 곳곳에 웃음과 희망을 꽃피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하나님의 교회 총회는 네팔에 긴급구호성금을 지원, 당장 필요한 천막 4천동을 비롯하여 쌀, 라면, 생수 등 한화 1억 원 상당의 물품을 이재민 수천 가정에 공급하고 있다. 봉사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주민들의 얼굴에 피어나는 웃음은 이들이 전한 희망의 또 다른 모습이다.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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