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들 외면… 누굴위한 ‘근로자건강센터’?

소규모 사업장 직원 ‘건강관리’… 한해 4억5천만원 투입

남동산단內 운영 불구 홍보 부족·이용 불편 ‘찬밥신세’

근로자·사업주 이구동성 “금시초문”… 이용률 불과 ‘0.5%’

근로자의 건강관리를 돕는 인천근로자건강센터가 인천지역 근로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홍보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이용도 불편해 근로자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14일 안전보건공단 등에 따르면 50인 미만의 소규모사업장 근로자의 건강관리 지원을 위해 연간 4억 5천여만 원을 들여 인천시 남동구 남동산단 내 ‘인천 근로자건강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는 작업환경의학 전문의, 산업간호사, 임상심리사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의료진을 갖추고 근로자 건강에 대한 상담, 건강진단 결과에 따른 사후관리, 뇌·심혈관질환 예방관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상당수 근로자와 사업주는 물론 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중소기업청 등 유관기관도 센터의 존재나 기능을 알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의 한 관계자는 “들어본 적이 있긴 하지만 어떤 업무를 하는지는 잘 모른다”며 “진작 알았다면 기업에 홍보하고 더 많은 근로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안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센터의 연간 누적 이용객 수는 7천여 명에 그치고 있다. 인천지역 15세 이상 경제활동 인구가 148만여 명(통계청)인 것을 고려하면 이용률이 0.5%에 불과하다.

더욱이 근로자들이 센터를 이용하기도 쉽지 않다.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을 해야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무직이 아닌 생산직 근로자들은 이용하기가 번거롭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남동공단의 한 제조업체에 일하는 A씨(51)는 “온종일 공장에서 일하다 보면 인터넷을 할 기회가 거의 없다”며 “건강센터가 있다는 것을 듣고 일이 끝난 뒤에 전화로 예약하려고 했더니 연결도 잘 안된다”며 “센터가 근로자들의 근무여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근로자건강센터 한 관계자는 “사업장 단위의 공문 발송, 캠페인, 버스광고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부족했던 것 같다”며 “인터넷뿐만 아니라 전화예약 창구도 열려 있지만, 식사 시간이나 담당자 부재 중에는 연결이 어려울 수 있다. 적극적인 홍보활동으로 근로자들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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