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밭서 창작의 향기 ‘흠뻑’… 못다핀 문학 꿈 이뤄요

▲ 고양시 일산노인종합복지관 및 호수공원 일원에서 어르신들이 잔디밭에 앉아 창작의 향기에 흠뻑 취해있다.

어르신 680여명 일산노인복지관 모여

백일장 대회·문학작품 공모전 참가

‘5월·엄마’ 등 시제로 많은 작품 쏟아내

박옥희씨 대상·76명 수상 영광 안겨

문학 소년·소녀를 꿈꿨던 백발의 어르신들이 청춘을 돌아보며 창작열을 불태웠다.

최근 고양시 일산노인종합복지관(관장 성화 스님)에서 개최된 제6회 ‘전국 어르신 백일장 대회 및 문학작품 공모전’현장에서다.

전국 각지서 모인 680여 명의 어르신은 이날, 복지관과 호수공원 일대에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5월, 엄마, 텃밭에서, 상자(들)’을 시제로 운문과 산문 작품을 쏟아냈다. 또 사전에 공지된 주제(△나팔꽃 △주름 △머플러(스카프) △폐지 △오솔길)로 공모를 실시해 415개의 문학작품을 사전에 접수받아 이날 자리에서 우열을 가렸다.

6월의 따가운 햇볕도 아랑곳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잔디밭으로,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로 자리를 잡고 주어진 주제에 심혈을 기울여 운율을 맞추고 글자를 다듬고 표현을 완성하느라 송골송골 맺힌 이마의 땀도 닦을 여력이 없이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 자리에는 민중시인으로 저명한 신경림 시인(동국대학교 석좌교수) 등 7명의 외부 심사위원이 공정한 심사를 맡아 총 265개 작품을 평가했다. 그 결과 백일장 운문 부문 대상은 박옥희씨(66)에게 돌아갔다. 박씨 이외에도 백일장 부문서 38명이 문학작품 부문서 38명이 각각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박씨는 “시제 발표 후 생각이 잘 풀리지 않아 고민이 많았는데, 뜻밖에 상을 받게 돼 얼떨떨하다”라며 “문학의 향기에 흠뻑 취한 오늘은 정말 아름다운 날로 함께 한 어르신들의 건강도 기원드린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에 복지관 관계자는 “대회가 해를 거듭할수록 어르신들의 관심과 참여율이 높아 수준 높은 작품과 창작 분위기로 문학과 예술의 향기가 넘치는 시간을 가졌다”라고 말했다. 고양=유제원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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