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정명효 (사)경기섬유산업연합회장

“경기북부 섬유 경쟁력 충분… 글로벌시장 공략 자신감”

“경기도 섬유산업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육성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

정명효 (사)경기섬유산업연합회장은 “경기 북부지역에서 생산된 섬유 원단이 그동안 우수성보다 저평가된 면이 없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지구촌 섬유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정 회장은 경기도 및 지자체의 섬유산업 정책지원을 제안하고 산ㆍ학ㆍ연ㆍ관 협력 공동체 구축을 통한 지역 섬유산업의 커뮤니티 형성과 업계 간 네트워크 구축 및 대내ㆍ외 협력사업을 통해 섬유산업의 활로를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회장은 섬유산업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업계 상호 간 정보 및 인적 교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섬유기업들이 과거 종합무역상사에서 주문받아 OEM으로 제품을 생산했지만 기업 CEO들의 모임인 연합회를 통해 제품개발과 마케팅에 역점을 두고 협업클러스터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경기도 섬유산업은 수도권이라는 큰 시장이 곁에 있고 동대문의 DDP 등 패션산업중심지를 통한 정보입수도 아주 빠르고 다양한 의류브랜드와 디자이너들과의 연결성도 좋아 세계시장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Q 경기섬유연합회의 핵심경쟁력은.

A 회원, 단체의 공공성과 신뢰이다. 연합회는 이를 바탕으로 섬유수출시장 및 수출 경쟁국 동향에 관한 조사연구 사업, 해외시장개척과 수요창출에 관한 사업,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산체계 및 구조개선 사업, 지역 네트워크 활성화 사업, 국내전시 참가지원, 지역 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 등 국ㆍ내외 다양한 활동으로 세계 섬유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경기도내에서 생산되는 좋은 소재를 활용, 학교별 특성에 맞는 교복디자인 개발 사업을 비롯해 교복패션쇼, 유니폼 디자인개발 사업, 봉제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한다.

Q 경기섬유의 날 행사와 콜라보레이션 패션쇼를 진행했는데 의의는.

A 경기북부 지역의 섬유소재 생산 중심에서 패션ㆍ디자인을 융합한 패션쇼를 통해 도내 섬유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바이어가 참관함으로써 단순한 패션쇼가 아니라 경기북부 섬유산업발전을 위한 마케팅을 결합했다. 차별화된 소재에 패션 디자인과 트렌드의 융합으로 소재와 패션이 조화된 새로운 패러다임을 자부한다.

아울러 세계적인 섬유 패션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 섬유소재의 고부가가치를 위해 개발 신소재를 활용했다. 패션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 작업으로 글로벌 트렌드가 가미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뜻깊은 행사이다.

Q 국가 경제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하는 핵심 기초산업에서 이젠 한걸음 물러난 것 아닌가.

A 현재 국내 섬유산업은 중국 등 후발국가와의 가격경쟁력 저하, 2010년 이후로 본격화된 대형벤더의 해외생산기지 활성화 및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세계수요 둔화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글로벌 SPA 브랜드 국내 진출로 의류수입이 급상승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의 섬유산업은 아직도 핵심 기초산업이라고 생각한다. 4만5천여개사로 전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3%며 고용인원은 30만명으로 7.9%를 차지한다.

또 연관산업을 포함한 업체 수는 30만여개, 고용인원은 84만명 수준이다. 국내 섬유패션시장은 51조원 규모이다. 시장규모로 보면 3위 산업으로 식음료, 차량 연료 다음 순이다.

이는 자동차 및 가전제품보다도 20조원이나 큰 시장이다. 세계 8위의 섬유 수출국으로 기술력은 4위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단계별 생산스트림을 전부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으로 몇 개 없는 나라 중 하나이다. 국내 섬유산업의 위상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기술수준, 고용창출, 수입 대체 효과 등 복합적으로 본다면 아직도 핵심 기초산업으로 볼 수 있다.

Q 경기도의 섬유 산업발전을 위한 정책을 조언한다면.

A 경기섬유산업을 보면 최근 본격화된 대형벤더의 해외생산기지 활성화로 인해 상대적으로 경기지역의 생산 오더가 줄어들고 있다.

경기섬유산업은 벤더에 의존하는 임가공 위주의 유통구조로 인해 자체적인 마케팅 능력이 취약해 시장의 트렌드 및 수요구조 변화에 능동적 대응이 떨어진다.

늦었지만 임가공 위주의 산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개발경쟁력이 우수한 섬유생산기업 제품 및 기업정보를 바이어에게 제공하는 제조자와 바이어간에 마케팅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업들도 인재를 확보해 제품, 공정 및 디자인을 개발하고 품질 경쟁력을 향상 및 바이어에 제품이 채택되는 상용화 비율을 높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원부자재 및 유통비용 상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역 맞춤형 공급구조의 개선이 필요하고 물류ㆍ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리드 타임 단축, 재고 최소화 및 거래비용 감소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Q 섬유 하면 대구가 떠오른다. 경기도의 경쟁력은.

A 경기도는 국내 최고ㆍ최대 규모로 대한민국 섬유산업의 중심이다. 보통 섬유 하면 대구를 떠올리지만 현재 경기도가 대구보다 사업체, 종사자, 생산액, 부가가치, 수출액 등 모든 부분에서 1.5배 이상 규모이며 전국의 25%를 차지한다. 경기섬유의 경쟁력은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산업이 발달하고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의류소비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났다. 즉 여가활동이 늘어나면서 스포츠, 캐주얼복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직장에서도 최근에 정장에서 편안한 옷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존 직물소재보다는 편물(니트)소재가 많이 사용되는데 그 니트를 생산하는 주 제조기반이 경기도에 있다.

그동안 1조원 이상을 수출하는 세아상역, 한세실업, 한솔섬유 등이 경기지역에서 니트제품을 소싱해 왔고 국내 최대 시장인 동대문에 납품했기에 경기도가 니트원단 제조분야만큼은 그동안 세계에서 분업화, 단납기 그리고 기술력이 최고로 발달한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경기도에는 6천여개의 섬유제조 기업이 있는데 대체로 규모가 크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하는 시장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을 할 수 있다.

이들 기업은 아이템별로 특화해 전문화 분업화가 잘돼 있기 때문에 제조기술이 뛰어나고 단납기 대응이 가능한 강점이 있다. 중국의 무역수지를 보더라도 경쟁력이 있는 분야는 편직제품이 압도적이다.

 

Q 섬유업계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은.

A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은 크게 3가지로 오더 감소, 인력 부족, 설비 노후화이다. 오더는 2009년부터 시작된 국내 빅벤더들의 해외생산기지 완공으로 물량생산이 국외에서 이뤄져 바이어의 발길이 옮겨짐에 따라 중ㆍ대규모 물량 생산은 물론, 중ㆍ소규모의 물량도 대량 감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제경기 침체에 따라 벤더들의 대규모 생산설비들의 가동까지 저조해지면서 오버캐퍼 물량의 국내 유입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글로벌 SPA 유통기업의 동대문 진출로 경기북부는 최악의 상황이다. 여기에 유니클로 등의 해외 SPA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형태도 한몫하고 있다. 인력부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연구개발, 마케팅 및 산업정책을 이끌 중간 인력뿐만 아니라 단순생산 근로자도 절대 부족하다. 생산 장비 및 설비의 노후화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할 과제다.

Q 경기도는 규제 공화국이란 오명이 있다. 산업 발전에 걸림돌을 꼽는다면.

A 경기북부지역 중소 기업인이라면 환경과 근로자 문제를 꼽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외국인 고용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한다. 환경은 국가 대계를 위해 보전해야 한다는데는 이의가 없다.

하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규제가 단속부처 간에 제각각 다르고 중복규제가 심해 사업에 상당한 어려움이 많다.

또 ‘임진강 고시 시행 이후 증설되는 시설 제외’ 항목은 이전과 이후 시설의 구분이 어렵고 이전시설과 이후 시설의 구분이 특정수질유해물질의 규제 취지에도 어긋나며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라고 판단한다. 특정유해물질의 취수원이 배출수가 아닌 처리 수 기준으로 개정해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 공급 확대를 요청한다.

외국인력 도입쿼터를 내국인의 고용 확대를 명분으로 도입해 규모를 대폭 축소했으나 실제로는 생산근로자의 부족으로 인해 기업성장의 발목을 잡고 내국인 고용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직종별 상시인력부족취약업종(섬유 염색, 가죽 등)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외국인력을 배분하고 100인 이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내국인고용규모 상관없이 고용 가능인력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김창학기자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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