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민아 목사 3주기 맞아 출간 딸에 대한 그리움·미안함 담아 사랑하는 사람 잃은 이들에 위안
“지금 약속할게. 네가 다시 올 수만 있다면 하루가 아니라 삼백예순날이면 어떠냐.
서울 밤 풍경이 빛나는 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거기 있거라. 이게 너에게 해주지 못한 말이야. 그 전화에 대고 이렇게 말할 걸…. 이제야 이 시를 전한다. 굿나잇 키스와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성인 이어령이 딸 故이민아 목사의 3주기를 맞아 펴낸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의 한 구절이다. 딸에게>
아버지 이어령은 세상을 떠난 딸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해주지 못했던 말을 꺼낸다. 힘겹게 한 마디 한 마디 이어나가는 아버지의 말이 눈물겹다.
이어령은 초대 문화부 장관, 문학평론가, 에세이스트, 소설가, 시인, 대학교수, 일본 연구가 등 열두 가지 이상의 직함을 가진 대표 석학이다. 하지만 그런 그도 한 명의 남편이자 자식을 둔 아버지다.
특히 3년 전 떠나보낸 딸 이민아 목사 앞에서는 평범하고, 무뚝뚝한 이 시대의 대표적인 아버지였을 뿐이다. 딸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을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에 담았다. 딸에게>
책은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 ‘살아서 못다 한 말’은 저자가 기억하고 있는 딸의 출생부터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의 이야기다.
제목처럼 딸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말을 잠자리에 들기 전 동화책을 읽어주듯 나직한 어조로 속삭인다. 그리고 아버지의 굿나잇 키스를 기대하고 서재 문 앞에서 기다리던 딸의 모습을 회상하며 뒤늦게나마 굿나잇 키스를 전한다.
2부는 딸이 세상을 떠난 이후 슬픔, 그리움, 상실감 등의 감정을 실은 시를 담았다. ‘살아 있는 게 정말 미안하다’, ‘오늘도 아침이 왔다’, ‘겨울이 아직 멀었는데’ 등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절절한 그리움과 아픔에 눈물이 절로 흐른다.
3부에서는 이어령과 딸 이민아, 부인 강인숙이 서로에게 써보낸 편지와 故 이민아 목사의 인터뷰 기사 등으로 딸과의 추억을 떠올린다.
책에 담긴 에세이와 시는 대부분 처음 공개된 것들이다. 딸을 떠나보내고 3년여의 시간 뒤에 저자가 내놓은 글들은 개인의 슬픔을 넘어 동시대를 사는 부모들의 마음, 사랑하는 사랑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전한다.
신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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