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우, 우려 딛고 공·수 맹활약 kt 주전 안방마님으로 자리매김 ‘결승 3점포’ 오정복도 잠재력 폭발 무명 설움 털어내고 제2의 인생
수원의 케이티 위즈 파크는 ‘기회의 땅’이다.
그동안 서로 다른 구단에서 많은 사연을 안고 조연에 머물렀던 이들도 이 곳에서 주연으로 거듭난다. 남모를 설움도 있지만 어떠하리.
이제 이들은 프로야구 kt wiz에 없어선 안 될 주인공들이다. 시즌 개막 후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이적생’들을 조명해 보았다.
■ ‘안방마님’ 장성우
장성우는 지난달 2일 4대5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서 kt로 옮겨왔다. 당시 kt팬들의 시선은 기대 반, 미움 반이었다. 무려 9명이 이동하는 대형 트레이드였지만, 핵심은 장성우와 박세웅의 맞교환이었다.
우완 박세웅은 ‘토종 에이스’로서 kt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자원. 그를 내주고 롯데 후보 포수를 받아온다니 팬들의 시선이 마냥 고울 리 없었다. 한편으로는 기근현상을 겪고 있는 포수 포지션 최고 유망주를 영입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장성우는 2경기 만에 우려를 잠재웠다. 5월 6일 대전 한화전에서 3타수 1안타 2볼넷으로 출루율 100%를 찍으면서였다. 이후 그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이적 후 41경기에서 타율 0.312, 홈런 4개, 타점 28개를 기록했다. 장성우의 가치는 포수 마스크를 썼을 때 더욱 빛났다.
탁월한 볼 배합을 바탕으로 한 투수 리드가 돋보였다. 그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 투수들은 “(장성우의) 리드는 절대적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염갈량’이라 불리는 염경엽 넥센 감독이 “kt 6월 돌풍은 장성우가 있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한 대목에서 그의 존재감이 제대로 드러나고 있다.
■ ‘新 마법사’ 오정복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23일까지 KBO 홈페이지에서 오정복의 2015시즌 기록을 검색하면 나오던 문구다. 무명 선수라는 걸 이렇게 잘 표현할 순 없었다. 오정복은 지난 2009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다.
이듬해인 2010년 100경기에 나와 타율 0.271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이후 자리를 잡지 못했다. NC 다이노스로 옮겼으나 후보로 밀렸다. 지난 21일 그는 또 한 번 팀을 옮겼다. 퓨처스리그 광주 KIA전을 위해 버스에 몸을 실었던 중이었다. “kt로 이적이 확정됐다”는 배석현 NC 단장의 전화 한 통으로 그의 kt행은 확정됐다.
23일 kt 홈구장서 만난 그는 자신을 “배가 고픈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그간 설움이 느껴지는 한마디였고 불과 몇시간 뒤 이를 바로 입증했다. 이날 LG전에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4대4로 맞선 7회말 1사 1,2루에서 결승 쓰리런 홈런포를 날렸다.
경기 뒤 그가 남긴 소감이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2군에서 너무 고생해 1군 벤치에만이라도 앉아보고 싶었다. 2군에서 느꼈던 간절함을 항상 곱씹으며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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