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하고 진중한 성격의 마르테 유쾌한 댄 블랙 합류 후 밝아져
“많이 밝아졌어. 하기야 말동무가 생겼으니 덜 심심하겠지.”
프로야구 kt wiz 조범현 감독은 요즘 앤디 마르테에 대해 이렇게 말을 했다. 매 경기가 열리기 두 시간 전 조 감독은 더그아웃에 앉아 배팅 케이지에서 배팅볼을 치며 타격감을 조율하는 선수들의 그날 컨디션을 점검한다.
선수들의 표정과 행동 등 일거수 일투족이 조 감독에겐 체크 포인트다. 이런 조 감독이 최근 마르테를 자주 언급한다. 댄 블랙 합류 뒤 말수도 늘고, 표정이 밝아졌다는 것이다.
올해 1월부터 kt에 둥지를 튼 마르테는 성실하고 진중한 성격으로 조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보다 3배나 많은 훈련량을 소화해야 했던 스프링캠프에서도 그는 언제나 진지하고 겸손했다.
시즌 개막 후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단어 선택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하곤 했다. 다만 외로움이 그를 옭아 맸다. 동료들과 어울림에 있어 별문제는 없었지만, 의사소통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속 이야기를 털어놓을 상대가 없던 차에 부상까지 겹쳤다. 통증을 느꼈던 옆구리 근육이 찢어져 치료를 위해 일본 요코하마로 떠났고, 그 사이 팀은 연패의 구렁텅이에 빠져 그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그런데 치료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니 반가운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댄 블랙. 지난해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팀 동료로 호흡을 맞췄던 친구였다.
kt에서도 마르테와 블랙은 좋은 훈련 파트너가 됐다. 경기 시작 전 몸 풀기의 일환인 캐치볼에서 이 둘은 늘 함께 한다. 자연스레 대화가 늘어났다. 특히 블랙은 마르테에게 쉼 없이 말을 건다. 경기 외적인 이야기도 서슴없이 주고받으면서 시즌 초반 다소 굳어 있던 마르테의 표정도 웃음을 머금게 됐다.
이에 대해 정작 마르테는 이런 자신의 변화를 못 느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댄 블랙의 성격 자체가 유쾌한데 그와의 대화는 항상 즐겁다”며 “최근 팀의 경기력이 좋아지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건 맞다. 댄 블랙의 합류가 불러온 효과다”라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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