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민 행복 최우선… 집행부와 함께 재정위기 극복 노력”
“인천시의회 의장직이 어려운 자리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더 낮은 자세와 성숙한 모습으로 시민에게 다가가겠습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노경수 인천시의회 의장은 “막상 의장이 되고 보니 역할에 익숙하지 않아 운영에 있어 여러 가지 미숙한 부분이 많았다”며“그동안 많이 배우고, 자신을 되돌아보며 반성했다. 남은 임기 1년은 인천시와 함께 인천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1년 성과를 꼽는다면.
제7대 인천시의회 출범 1년은 열정적으로 일하고, 의회의 위상을 높이고자 노력했다고 자부한다.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전국 도시를 돌며 홍보했고, 올해 세계 책의 수도 행사 등 대규모 행사를 앞두고 내실을 다지기 위해 밤낮없이 의회 역할에 충실했다.
그동안 시의원을 정치인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 국회의원은 정치인이란 수식이 어울릴지 몰라도 시민의 심부름꾼인 시의원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인천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에도 정치인이 아닌 시민 입장으로 염원을 담아 홍보하는 데 노력했다. 이와 함께 얼마 전 중국 허난성 인민위원회와 우호교류 협정을 맺은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허난성은 인천 인구의 수십 배에 달하는 1억600만 명이 사는 곳이다. 많은 허난성 시민이 인천을 방문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 활발한 교류를 통해 인천과 허난성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시의회가 시민의 입장에서 인천의 미래를 바라본다면, 인천은 머지않아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할 것으로 믿고 있다.
-시의회 입장에서 지난 1년간 집행부에 대한 평가는.
한 마디로 평가하면 ‘아쉽다’이다. 특히 파트너십 부분에서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는 면이 부족했던 것 같다. 집행부와 의회는 동반자다. 인천의 여러 가지 발전 방향을 같이 고민해야 한다. 서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지만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집행부의 정무기능 마비도 문제이다. 시민단체와 의회, 언론 등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창구와 역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정복 시장이 취임하면서 각종 현안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정무기능을 축소하면서 크고 작은 현안이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
유 시장이 어려운 시 재정을 감안해 경제 기능을 강화시킨 것은 이해가 되지만 안타깝게도 정부기능을 잃은 것만큼의 경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결국, 경제와 정무,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는 것 같다.
유 시장에게도 섭섭한 부분이 있다. 같은 당이라 너무 믿고 가는 건가 하는 주위의 우려가 있을 정도이다. 문제가 된 관광공사 설립에 관한 집행부의 사전 설명도 충분치 않았다. 이게 핵심이다. 얼마든지 절차를 상의하고, 보완할 거 보완하고 할 수 있었다.
-집행부 견제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있는데.
의회는 집행부가 적법하고 합리적인 행정을 집행하고 있는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관이다. 그러나 이번 7대 의회는 다수 의원이 시장과 같은 당이다 보니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이 부족하다는 외부의 시각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의회의 구성 여부와 상관없이 시민의 의사에 반하는 무리한 시정 운영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합리적인 견제와 감시 기능을 성실히 수행하겠다.
잘못된 부분은 질책과 시정을 요구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과 대안으로 집행부가 제대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엄정히 대처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민의 행복과 인천 발전을 위한 집행부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협력과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
-시의회에 대한 개선점이 있다면.
시의원이 되려면 당의 공천을 받아야만 한다. 선거에 당선돼 의회로 들어왔으면, 이젠 의원 역할만 하면 된다. 당하고 연결고리를 긴밀히 유지해 당론을 지시받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이러면 틈새가 안 난다. 서로 상충하는 의견이 있으면 조율해야 하는데, 당론으로 가면 조율은 불가능하다. 우리당 상대당 할 것 없이 현재 의회가 그렇다. 의원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
인천만 바라보고, 인천시민 행복만 바라봐야 한다. 목적은 바로 이것 하나다. 우리는 인천발전을 위해 일하러 왔지, 당론에 휘둘리고 사리사욕 채우려고 온 게 아니다. 생각만 바꾸면 얼마든지 화합하고 뭉쳐서 열심히 의정 활동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효율성도 높아지니 집행부 견제 능력도 자연스레 강화될 것이다.
-인천관광공사 설립을 두고 지역 찬·반 논란이 거센데, 의장의 입장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인천이 경제 창출을 위한 관광 전략을 선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인천시의 가장 큰 문제는 부채다.
부채를 갚으려면 돈을 벌어야 하는데, 옛말에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고 매개체가 필요하다. 지방세가 제대로 걷히지 않는 상황에서 지방채 발행도 안 되고, 부동산 경기도 안 좋아 시 자산을 팔아서 맞출 수도 없고, 매번 세입·세출 안 맞아서 고생하고. 이게 인천의 현 상황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중국과 관광이다. 14억 중국인이 인천에 많이 들어오고 있다. 인천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깝고 인천공항·인천항 등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인천 관광 활성화를 위해 또 인천 관광 브랜드를 높이는 데 필요한 매개체가 무엇인지 짐작할 것이다. 인천관광공사가 인천의 부채 갚는데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인천관광공사 설립을 두고 의회 내부에서도 불협화음이 만만치 않은데.
인천관광공사 설립과 관련한 추경예산안 예비 심사과정에서 문화복지위원회 위원장과 의원 간 견해 차이 등으로 14시간 동안 정회하다 결국 자동 산회하는 파행이 있었다. 여야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까지 비친 모습은 아쉽다.
하지만, 특정인이나 특정정당의 의사 진행 방해로 의회의 기본 기능을 상실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고의적 의사진행 방해’를 방지할 조례가 필요하고, 만들려고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큰 틀에서 시의회의 부끄러운 민 낮을 드러낸 것인 만큼 의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지방의회 역할과 선진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지방의회는 집행기관이 적법하고 합리적인 행정을 집행하고 있는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좌관제 도입과 인사권 독립 등 실체적 지원제도 마련과 지방분권 강화 등 지방자치제도의 선진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지방의원의 의정 활동을 효율적으로 보좌하기 위해 계속 제기했던 인사권 독립, 지방의원 보좌관제 등은 아직도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특히 한 해 7조8천억 원의 예산안 심사와 300여 건에 이르는 안건 처리는 물론 지역구 민원처리 등 광역의원의 과다한 업무량을 감안하면 지방의원의 전문성 강화 및 의정 활동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 보좌관제 도입은 반드시 필요하다.
-앞으로 각오는.
무엇보다 남은 임기 동안 ‘인천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총체적 노력에 집중하겠다. 국비와 교부세 등 정부 지원을 충분히 확보하는데 보탬이 되고, 기존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예산의 효율성을 높이겠다.
대담=유제홍 인천본사 정치부장
정리=신동민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