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이익희 국민건강보험 경인지역본부장

“IC카드·포괄간호서비스… 제2의 메르스 예방 지름길”

“이번 메르스 사태는 우리에게 큰 아픔으로 다가왔지만, 경각심과 함께 교훈도 줬습니다.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전자건강보험증(IC카드) 도입과 포괄간호서비스 정착이 조속한 시일 내에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이익희 국민건강보험 경인지역본부장(54)은 이를 위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강보험이 좀 더 내실있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전환기에 있는 올해와 내년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사회가 이미 저출산 고령화에 접어든 만큼 공단과 보험 가입자 및 의료 공급자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 향후 10년 이상을 내다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메르스 사태를 겪고 IC카드 도입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A 전자건강보험증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대만 등에서 이미 사용 중인 IC카드인데 단말기 터치로 간단한 환자정보 확인을 거쳐 진찰과 진료 후에 처방내역을 전자증에 저장하게 되면 약국 단말기 접속 후 약처방으로 진료경로가 편리하게 마무리된다.

물론 이 일련의 과정에서 만성질환, 약물 알러지, 처방내역 등을 즉시 확인해 여러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할 수도 있다.

특히 이번 메르스 사태는 환자의 경로 파악이 어려워서 혼란이 증폭됐는데, IC카드가 도입됐다면 신속한 정보공유로 감염병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본다.

IC카드 내에 진료내역과 전자처방전 기능이 탑재될 경우 공단 DB에 관련 이력이 전송·저장돼 감염지를 경유했거나 감염 가능성을 내포한 이들을 선별해 추적·관리할 수 있다.

더불어 건강보험증 대여·도용에 따른 재정누수를 방지할 수 있고, 종이 건강보험증 발행으로 발생하는 연 57억원의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에 대해서는 이미 다른 나라에서 시행을 통해 검증됐으며 정보유출 사례는 전무, 오히려 종이보험증보다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Q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선 포괄간호서비스 정착이 시급하다는데.

A 한국의 간병 및 병문안 문화도 메르스 확산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데 메르스 확진자 중 간병을 위해 함께 있던 가족이나 보호자, 문병객이 전체 확진자의 상당수를 차지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간호사가 간호를 전담하는 포괄간호서비스가 확대돼야 한다. 지난해 고려대의 조사에 따르면 병원 내 감염은 포괄간호병실이 1천명당 2.1명이었지만 보호자 및 간병인 상주병실은 6.9명으로 2.87배 높았다.

현재 포괄간호서비스 건강보험 수가 시범적용을 받게 되면, 개인적으로 간병인을 고용할 때 부담하던 1일당 7~8만원에서 기준 병실 6인실로 계산할 때 하루에 3천800원~7천450원 정도만 추가로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국민 부담도 덜어줄 수 있다.

참고로 작년에 고려대학교 의과대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시행됐던 시범사업에서 일반 병동의 환자들보다도 시범병동 환자의 욕창 발생률은 80%, 낙상사고는 19% 감소했다는 연구결과 보고가 있었다.

Q 건강보험 시행 38주년을 맞았는데.

A 건강보험은 1963년에 의료보험법이 제정되어 1977년에 제도가 도입됐으며 1989년에 전국민으로 확대됐다. 이는 독일의 127년, 일본의 36년에 비해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인 12년 만에 전국민 건강보험을 달성한 것이다.

이를 통해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누구나 쉽게 병원에 갈 수 있는 보편적 의료보장을 실현하게 됐다. 이러한 성과로 우리의 건강보험 및 노인장기요양제도가 UN의 보편적 건강보장(UHC)의 롤모델로 주목받고 있으며, 세계각지의 보건의료 관계자가 공단을 방문하고 있는 등 우리의 성공적 운영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한 올해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 7주년을 맞는 해로 2008년 7월 시작 당시 노인장기요양보험 수혜자가 17만명이었으나, 불과 6년 만에 2.6배 증가한 44만명으로 대폭 확대됐다.

국민만족도 또한 2010년 86.2%에서 2014년 89.1%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40개 핵심과제 중 가장 잘한 정책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 내실화’가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는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경증 치매 노인도 장기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장기요양 치매 5등급을 신설해 치매로 고통받는 노인과 가족의 수발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Q 지속가능한 건강보장 실현을 위한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고 있다는데.

A 저출산·고령화와 질병구조의 변화 등으로 건강보험제도는 지속가능성의 위협을 받고 있다. 먼저 OECD국가 최저수준의 출산율로 생산가능 인구는 점차 감소하고 노인진료비와 만성질환의료비는 급증해 총 진료비의 70%를 넘게 됐다. 반면에 건강보험 보장율은 2012년 기준으로 62.5%로 이는 OECD 평균 80%에 비해 낮은 실정이다.

이러한 도전속에서 건보 경인지역본부는 지속가능한 건강보장 실현을 위한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지사 직원과 bottom-up 방식의 토론, 학습동아리 활동 등 학습 시스템을 통해 내부 소통을 강화하고 있으며 보험재정관리를 위해 가입자, 의료 공급자 등 이해관계자와의 교감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선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이루면서 보장성을 강화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국민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보험료 부과체계로 개편하고 안정적 국고지원을 확보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며 치료중심에서 예방·증진 등으로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Q 지역 특성에 맞는 밀착형 특화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A 경기ㆍ인천지역은 동탄신도시급 9개 등 대규모 택지개발로 인구유입과 사업장의 급격한 증가로 인구밀집도가 높은데 이 중 노인인구수 또한 많다.

본부는 이러한 지역 특성을 바탕으로 지역주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지역 밀착형 특화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수원광교공원에서 일반시민 5천500여명이 참여한 건강걷기대회를 개최해 비만 예방과 비만의 심각성을 환기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증진센터(인천ㆍ수원ㆍ동두천 등)를 중심으로 전문의사 및 간호사를 활용해 비만예방운동과 건강강좌를 실시, 참여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지역자원 네트워크와 연계해 대사증후군 및 만성질환을 가진 사업장 근로자(용인 <주> 세미솔루션 등 40여개 사업장)에 대한 건강지원 서비스도 시범사업 추진 후 확대하고 있다.

건강백세운동교실을 통해 도심공원 등에서 에어로빅, 기체조, 태극권 등 다양한 건강증진 활동이 진행 중이며, 경인지역 12개 병동에서 시행중인 포괄간호 서비스는 올해 20개 병동 이상으로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Q 나눔 경영 실천은 어떻게 전개되나.

A 경인지역본부 및 41개 지사 직원 2천800여명은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먼저 2009년부터 ‘사랑실은 건강천사’의료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안과, 치과, 이비인후과, 재활의학과 등 최첨단 진료장비가 탑재된 전용버스를 활용해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이웃과 함께하고 있다.

또 아이들의 정서 함양과 학력 신장을 돕기 위해 건강보험 작은 공부방을 오산, 의정부, 인천(2곳), 안성에서 운영중이고, 화성시에 개소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의정부 화재현장 지원, 수원천 환경정화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명관기자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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