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에서의 내시경은 더 이상 낯선 검사가 아니다. 굳이 3차 의료기관까지 방문하지 않더라도, 1~2차 의료기관에서도 쉽게 받을 수 있고, 단순 상하부 위장관 내시경 뿐 아니라, 내시경을 이용한 각종 시술과 검사들까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소아청소년에서의 내시경 검사는 아직까지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것 같다.
내시경을 하고 싶어서 내원하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아직은 내시경을 하자고 하면 머뭇거리는 것이 사실이다. 30~40㎏이 넘는 아이들임에도 ‘얘네들도 내시경 할 수 있어요?’ 라고 묻는 경우가 많은데, 당연히 어렵지 않다.
검사실 사정이나 병원 시설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신생아 연령에서도 필요에 따라 시행이 가능하며, 내시경 스코프도 신생아용이나 유아용이 구비되어 있는 기관들도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10~20킬로그램 이상의 체중이라면 성인용 장비로도 검사는 가능하다.
소아의 경우는 내시경 검사의 목적에 있어 성인과 비슷할 수도 있고 많이 다를 수도 있다. 소화기 내과 선생님들조차도 소아에서 내시경을 한다고 하면, 그 적응증에 있어 궁금해 하시는 경우도 많고, 단순히 이물 제거 때문에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내시경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은 궤양이나 종양만이 아니다.
소아 청소년 내시경에서 이물 제거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수은 건전지, 바둑알, 동전 혹은 각종 날카롭고 위험한 이물 등의 제거를 위해 시행할 수 있다.
수은 건전지의 경우에는 많은 경우 위를 통과하여 대변까지 배출될 수 있기 때문에 경과 관찰만 하는 경우도 있지만, 특히 식도에 걸려 있거나 위 속에서 장시간 정체시에는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처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음으로 어린 영아에서는 위장관의 구조적 이상을 진단하기 위해 시행하기도 한다. 식도의 비정상적인 구조나 위 격막, 십이지장 부위의 구조적 질환 등으로 인해 구토나 다른 위장관 증상이 발생하였을 경우 진단과 치료를 위해 시행할 수 있다.
또한 호산구성 위장관 질환 등의 음식 알레르기 관련 질환이나 헬리코박터 관련 질환, 자반증의위장관 침범, 각종 궤양이나 그 밖에도 다양한 위장관 질환의 진단을 위해 시행한다. 최근에는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청소년 연령에서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만성 복통 청소년에서 내시경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소아청소년에서의 내시경 검사는 보다 다양한 연령에서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시행되고 있다. 적응증에 맞지 않는 무분별한 검사는 남용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진단과 치료를 위한 내시경 검사는 더 이상 낯선 것이 아니며, 요즘처럼 수면 기술이 발달한 현대 의료에서 소아 내시경 전문가에 의해 시행되는 내시경 검사는 필요하다면 두려워하거나 걱정할 필요 없이 적극적으로 시행될 수 있을 것이다.
이대용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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