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이른 아침부터 TV를 통해 중계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US여자오픈을 본 골프팬들은 ‘전인지’라는 스물두살 새로운 골프 스타의 탄생에 환호했다.
올해로 고희를 맞이한 미국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US여자오픈은 LPGA 5대 메이저대회 중 가장 오랜 전통과 최고의 상금이 걸린 대회이자 한국 선수들과 유난히도 우승 인연이 많은 대회다. 1998년 박세리가 처음으로 우승한 이후 2005년 김주연, 2008년 박인비, 2009년 지은희, 2011년 유소연, 2012년 최나연, 2013년 박인비가 우승하는 등 그동안 모두 7명의 선수가 8차례에 걸쳐 정상에 올랐다.
특히, 박세리의 한국인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은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한파로 시름하던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선사했다. 당시 제니 추아시리폰(태국)과의 연장전에서 맨발로 연못에 들어가 세컨드 샷을 날린 장면은 각종 캠페인 영상으로 제작될 만큼 화제를 낳았고, 그 모습을 보고 골프채를 잡은 박인비, 최나연, 신지애 등 수많은 ‘세리 키즈’가 등장해 현재 세계 골프의 주인공으로 활약하고 있다.
US여자오픈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세계랭킹 1위인 박인비와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김효주 등 세계 1~4위들이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했으나, 대회 3일째까지는 시즌 1승의 양희영이 선두를 질주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양희영의 우승 가능성이 높았지만 3라운드까지 선두에 4타 뒤져있던 전인지가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초청 선수로 참가한 LPGA 메이저 첫 대회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무려 약 9억원의 우승상금도 손에 넣는 행운을 안았다. 세계 여자골프를 주름잡고 있는 ‘코리언 군단’에 또 한명의 스타가 탄생한 것이다.
전인지의 우승으로 한국 골프의 위상을 다시 한번 세계에 떨침은 물론 그녀가 소속된 ‘하이트진로’의 주가가 사흘째 상승하고, 하이트진로의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 주가는 15일 최근 3년내 최고치로 상승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또한 전인지의 우승은 미국 현지에 브랜드 홍보 등 2천억원 이상의 홍보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기업이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고 선수 육성과 스폰서십을 하는 이유다.
황선학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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