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숨어 있는 경제학 논리

다이아몬드가 물보다 비싼 이유 영화관 팝콘값에 숨겨진 비밀 등
어려운 경제학 원리 쉽게 풀어내

모두 경제가 중요하다고 떠든다.

방송과 신문 어디에도 경제, 경제다. 메르스도 경제고, 세월호도 경제란다.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정치, 사회, 문화, 철학은 모두 경제 하나에 수렴되고 적립된다.

하지만 개념적 경제는 체감보다 멀다. 안으로 파고 들어가면 갈수록, 수치가 커지면 커질수록 복잡해지고, 난해해진다.

‘아는 것이 힘’에서 ‘모르는 게 약’으로 귀결되고 만다. 이 비경제적 무한반복에 사놓고도 못 본 책이 책꽂이에 수두룩이다.

<데이비드 프리드먼 교수의 경제학 강의> 는 이 같은 경제학의 편견을 깨부수는 책이다. 제목은 딱딱하고 식상하지만 그만큼의 반전매력이 있다. 일단 숫자가 많지 않다. 방정식과 수식도 적다. 대신 풍부한 사례와 친절한 설명으로 가득하다.

저자 데이비드 프리드먼(David D. Friedman) 교수는 미국 산타클라라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다. 1976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신자유주의 경제학자. 회복불능의 공황에 빠진 자유시장 경제를 구원한 시카고학파의 밀턴 프리드먼 교수의 아들이다. 때문에 색(色)도 분명하고, 학식도 대단하다.

이 책은 그가 대학에서 가르친 경제학 강의 내용을 토대로 한다.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접근과 이해를 미적으로 하는 만큼 재밌기도, 때론 엉뚱하기도 하다.

이 책 1부에서는 모든 인간은 합리적이다’라는 가정으로 시작한다. 우리 일상을 경제학 원리를 통해 분석한 데이비드 프리드먼의 접근은 2부와 3부를 거치며 점점 더 현실 경제 속으로 파고든다.

‘한계가치’와 ‘소비자잉여’라는 경제학 용어를 이용해 다이아몬드가 물보다 비싼 이유나 영화관 팝콘 가격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기도 하며 쿠키 하나를 이용해 ‘차익 거래’나 ‘독점’과 같은 개념을 거침없이 설명해낸다.

또 ‘가치’ 개념을 통해 두 회사의 연봉 조건을 비교하는 방법을 설명하기도 한다. 나의 월급은 어떻게 결정되는지, 왜 보험과 복권은 불공평한지, 원유 가격은 왜 매번 바뀌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려주며, 우리가 몰랐던 우리 삶을 관통하는 경제학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4부에서는 자유주의 경제학의 대부라 불리는 밀턴 프리드먼의 아들다운 데이비드 프리드먼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정부의 시장 개입이 왜 시장 실패를 불러오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 역시 휘발윳값을 정부가 통제했을 때 오히려 값이 더 오르는 흥미로운 예를 통해 설명한다. 경제학이 어려운 사람들이 교양서적으로 읽을 만한 책이다. 깊지 않아도 폭 넓게 경제영역을 가늠할 수 있다. 값 1만8천원.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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