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 김상곤혁신위 성공만이 당의 활로 찾는다

‘정당이 당원과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데, 어찌된 게 우리가 당을 걱정하고 있으니…’ 시중에 떠도는 말이다.

당원과 국민의 걱정을 떠안고 출범한 김상곤 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는 위기에 처한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을 구원 할 것인가? 아니면 혁신안이 창고에 쳐박히는 운명에 그칠 것인가?

김상곤호가 5월 말 출범했다. 새정치가 4.29 보권선거에서 패배한 후 책임론과 그로 인한 계파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급조되었던 것이다. 당내의 갈등구조해결과 국민의 신뢰회복, 총선승리를 가져올 혁신의 과제가 주어졌다. 그동안 수차례의 혁신위가 실패하면서 ‘혁신피로증’이 형성되어 ‘과연 제대로 할 수 있겠냐’는 냉소가 만연되어있는 불리한 조건에서 시작해야했다.

그나마 긍정적 요소라면 혁신위의 성공여부가 내년 총선 승리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의 공감형성, 그로 인한 응원 분위기이다. 또한 이종걸 원내대표가 추천하고 문재인 대표가 추인하는 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김상곤 위원장이 비교적 계파로부터 자유롭고 공적 임무에 충실한 ‘비정치적 정치인’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여러 어려운 환경 하에 성공을 가능케 할 최소한의 요소는 무엇일까?

첫째는 혁신안의 실천력 담보이다. 그동안 선거에 패배하거나 지도부가 교체되면 위기모면용으로 혁신위가 만들어졌다가, 당내 공식 체계를 거치면서 혁신안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너덜너덜해지곤 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혁신위는 혁신안을 최고위를 거치지 않고 중앙위원회에 곧바로 상정해 당헌당규에 반영하겠다는 정면돌파방식을 선택했다. 20일 중앙위원회에서 대부분의 혁신안은 통과될 것으로 예측된다. 당의 위기감과 혁신위원들의 사퇴배수진이 결합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후인데 총선 공천시까지 혁신위가 감독하고 참여하는 방편이 마련되어야만 실천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둘째, 혁신안의 내용에 있어서 계파갈등 해소, 공정한 공천룰 형성과 집행, 소위 현역 물갈이 등의 인적쇄신, 국민요구에 부합하는 정당개혁 등이 필수요소란 점이다. 이중 근본적 계파주의해소는 난제 중에 난제이면서도 중요하다. 공정한 공천룰과 계파주의해소는 맞물려있다. 전략공천과 선출직 경선의 공정하고 투명한 룰형성은 성공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현역의원교체는 뜨거운 감자이고 국민들의 주관심사이기도 하다.

냉정한 평가를 통해 빈자리가 생겨야 당의 비전에 맞는 전문성을 갖춘 신진세력의 정치참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논란이 되고있는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구성권은 혁신위가 맡도록 의견을 모으는 것이 맞다고 본다. 당대표에게 위원장 선임권을 주는 것은 현 상황에서 계파갈등의 증폭제 구실을 할 뿐만 아니라, 평가결과에 대한 의원들의 승복문화가 형성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혁신위가 혁신안 형성과 집행과정에 있어서 분당 운운하는 내부의 갈등요소를 잠재우는 역량까지도 보여줄 수 있는냐이다. 저항과 분열이 있을 수는 있지만, 분열의 빌미가 될 수 있는 것은 줄여야 한다. 혁신위원들이 당의 메카니즘을 다 알수는 없기에, 최종 선택과 결단은 혁신위에서 하더라도 과정에서 초안을 중요 체계와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소통과정은 필요하다.

현 혁신위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무겁고, 과정에서 답답함도 많을 것이다. 당인의 한 사람으로서 혁신위의 성공만이 당의 활로가 마련되어진다고 생각하기에 간절한 응원을 보낸다.

고영인 새정치민주연합 안산 단원갑 지역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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