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암면·둔전로 등 곳곳 어려워
“워낙에 도로가 좁아 불이라도 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네요.”
지난 2월28일 오후 8시30분께 용인시 처인구 역북동의 한 상가건물에서 불이 났다. 하지만 진입도로가 협소한데다 밤에 세워둔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에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했다. 다행히 자체진화로 큰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소방대원들이 현장 도착까지 시간이 지연돼 주민들은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지난 4월 처인구 백암면에서 발생한 제방 화재 시에도 제방 도로가 협소하고 농기계가 세워져 있는 탓에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처럼 용인지역에만 도로 폭이 좁아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곳이 곳곳에 산재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6일 용인시의회 이건영 의원(새)이 용인소방서로부터 제출받은 ‘용인지역 소방출동로 진입불가(곤란)구간 목록’을 보면 용인지역에서 소방차 진입이 어렵거나 아예 불가능한 곳이 8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처인구 포곡읍 둔전로 47번길 주택 앞 도로는 110m에 이르는 구간의 도로 평균 너비가 2m에 불과해 소방차 진입이 아예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택지역인 용인중학교에서 용인초등학교를 잇는 주택가와 처인구 유방구 빌라단지도 구간 평균 너비가 2.5~3m밖에 되지 않아 화재 또는 응급환자 발생 시 손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 이밖에 백암면 용수마을 노동삼거리, 이동면 담안빌라 옆 도로, 이동면 삼원빌라 옆 도로, 양지면 한터로 864번길, 모현면 백옥대로 2004번길 등이 도로 폭이 2~3m에 불과해 소방차 진입곤란 지역으로 분류됐다.
이건영 의원은 “소방도로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화재 발생 시 안타까운 인명사고로 확대되는 일들이 줄지 않고 있다”며 “우리 이웃에게 삶의 기본이 되는 안전한 주거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급선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용인소방서와 협조해 소방출동로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용인=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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