兄 “부친이 회장에 임명” vs “법적효력 없어” 弟

롯데 ‘왕자의 난’ 경영권 다툼

롯데그룹판 ‘왕자의 난’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62)이 신격호 총괄회장(93)이 자신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에 임명했다는 문서와 육성 녹음테이프를 공개하며 반격의 포문을 열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은 법적 효력이 없음을 강조하며 법률적 완승을 자신하고 나섰다.

신동빈 회장의 핵심 측근은 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을 한국 롯데 회장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의 신 총괄회장 지시서와 관련, “법리적으로는 우리가 유리하며, 우리가 완승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법적으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강조한 뒤 “결국 (이 문제는)소송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신 회장의 핵심 측근은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5촌 조카인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이 중립이 아니라 신동주 전 부회장의 편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사람들이 다 조종하고 있고 신 이사장이 롯데호텔 34층을 점령해 온갖 소리를 양산하고 있다”면서 “롯데그룹이 위기상황이 되면 덕 볼 사람이 누구겠느냐.

결국 그 사람들의 목표는 롯데그룹에서 한 몫 떼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의 롯데를 이렇게 만든 것은 신 총괄회장의 지침도 있었지만 지난 10년간 실제로 실행하고 몸바쳐 한 것은 신동주 전 회장, 신영자 이사장도 아닌 신동빈 회장”이라면서 신 회장의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한편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은 이날 신 총괄회장이 지난달 초 신동빈 회장에게 심하게 화를 내고 때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그 사건)이후 동생이 아버지를 찾아오지 않았다”면서 “한국에서 만나 잘 해결해보자고 말했지만 동생이 이를 거절했는데 동생은 자신이 한국과 일본 롯데 전체를 이끌어야 한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과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에 임명하고 신 회장 등을 직위해제한다는 신 총괄회장의 지시서를 공개한 데 이어 신동빈 회장 체제의 롯데그룹이 중국사업에서 1조원의 손실을 봤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김규태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