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교수의 ‘독선사회’
현대를 두고 이성이 지배한 사회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믿는 사람은 없다. 진실도 아니다.
보편적 가치로 추앙되고 있으나, 현실은 다르다. 여전히 우상이 존재하고, 이성에 저항하는 감정이 존재한다.
신뢰성과 타당성을 전제로 객관화할 수 있는 대상을 극단적으로 주관화 시킨다. 이것이 가장 극렬하게 나타나는 곳이 정치와 언론 영역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국정원 해킹 사건만 봐도 그렇다. 확인된 사실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 사건의 본질이 여야 정쟁으로 왜곡되고 있다.
분열하는 것은 정치판 뿐 아니다. 제한적 관점과 논점으로 언론 역시 보수와 진보 프레임에 갇혀있다. 이 관계를 조장하고 추동하는 힘은 이성이 아닌 감정의 메카니즘이다.
이 책 <독선사회> (인물과사상사 刊)는 이성보다 감정이 동작하는 현대 이성사회의 모순을 분석한 책이다.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강준만 교수가 펴냈다. <감정 독재> (2013),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2014), <생각의 문법> (2015)에 이어 내놓은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시리즈’의 4번째에 해당한다. 생각의> 우리는> 감정> 독선사회>
이 시리즈에서 강준만 교수의 메시지는 한결같다. ‘자신의 확신을 의심하라’다. 이 책에 실린 글 대부분 우리 인간이 이성과는 거리가 먼 감정적, 습관적 판단에 얼마나 허약하고 취약한가를 묻는다.
정치 영역의 문제를 다뤘으나, 현실정치를 다루지 않는다. <독선사회> 의 특징은 사회를 바라보는 이론의 틀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시리즈의 일관된 커리큘럼이기도 하다. 모두 10개의 장, 50가지의 이론으로 구성됐다. 독선사회>
감정을 위시한 독재의 전제들이다. 1장 ‘언어의 신비와 함정’에서는 말을 통한 감정의 전형을 살핀다. 소통이 모든 문제의 만병통치제로 착각하는 ‘메라비언의 법칙’에서 ‘유추의 오류’, ‘본질주의’ 등의 섹션을 다뤘다.
또 2장과 3장에서는 최근 우리사회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앨저 콤플렉스와 뮌하우젠 증후군 등을 다루며 미디어에 혹은 현실에 마비된 이성적 감각을 드러낸다.
정치와 사회 분석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에게 실용적이고 효과적으로 다가설 수 있는 이론서다. 값 1만5천원.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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