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농업 100년, 미래를 준비한다] 9. 경기도농업기술원 ‘그린 테크놀로지’

‘농업 신기술’ 보급… ‘농촌 선진화’ 주역

농산물이 식탁에 올라오는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기술이 필요하고,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자연재해와 병해충에 맞서 농작물을 지켜내는 것도 필수다. 경기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식량기술팀은 바로 이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쌀 농업, 밭작물, 농업기상 및 병해충 관련 기술지도와 품목연구회 육성활성화가 주요 업무다.

우리 농산물이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까지 다양한 기술지도로 더 나은 농업환경을 뒤에서 묵묵히 일구는 경기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식량기술팀의 역할과 과제를 알아본다.

■ 빗장풀린 쌀시장… 고품질 ‘정면 승부’

국내산 쌀은 그야말로 내우외환의 위기다.

쌀시장이 전면 개방된데다 쌀 소비 감소까지 맞물려 농민들의 우려가 크다. 이에 도농기원은 쌀 생산 정책에 경지면적 확대뿐만 아니라 품질 향상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시범사업과 기술 지도로 좋은 쌀 생산에 힘을 쏟고 있다.

우선 쌀 품질 향상과 생산비 절감으로 경쟁력을 높이고자 올해 19종 66개의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고품질의 품종 재배면적 확대, 현지 포장검사, 질소질 비료 시용량 감축, 무논점파 등 직파재배시범, 파종상비료 보급 등의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농정 시책의 변화에 맞추고자 벼농사 기술 보급도 향상시켰다. 쌀 품질향상 및 안전성 확보, 브랜드 마케팅 능력 향상에 목표를 두고 고품질 품종의 확대 보급, 쌀 품질향상 재배기술 정착, 생력 재배기술 보급, 판매망 확보 등을 중점적으로 지도한다.

고질적인 벼농사의 문제점도 해결하기 위한 지도도 병행하고 있다. 그동안 농가의 질소비료 시용량이 증가해 벼농사는 도복, 병해충 발생, 미질 저하 등이 문제점으로 대두됐다.

도농기원은 질소 시용량 감소를 중점적으로 지도하고, 벼 수확 후 농산물의 건조 저장 시설 인원 적외선 벼 건조 저장 시설 활용 등으로 경기미 품질 향상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벼 작황은 10ha당 493㎏으로 평년(470kg)보다 생산량이 증가했다. 총 생산량은 평년보다 4.7% 늘어난 426천t이다. 올해는 5월 가뭄으로 모내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일조시간이 풍부해 현재까지 전반적인 생육은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 밭작물 특화전략 적중… 농가 소득창출

도농기원은 올해 밭작물 분야의 농가 소득 증가를 위해 총 10종 13개 사업을 추진했다. 심기 차례(이모작 등)를 이용한 생산비 절감, 지속적인 밭작물 가공 상품화, 지역 브랜드화로 농가에 지속적인 소득 증가를 꾀한다는 목표다.

우선 농가 소득 증가를 위해 4단계 동시작업인 콩 생력파종기, 일관 수확기 등 생력 기계화를 통해 농업인이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밭작물 가공품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자 콩, 고구마, 옥수수, 감자 등 시ㆍ군별로 특화된 작목을 선정해 생산된 농산물을 농협이나 영농법인에서 가공 후 상품화해 부가가치를 향상 시키고 있다.

이에 앞서 2011년부터는 농촌진흥청과 도농기원에서 개발된 콩 신품종을 확대ㆍ보급하고자 기존 대원 콩 등의 보급 품종을 대체해 수량이 높고 품질 좋은 신품종(대풍 콩, 우람 콩, 연풍 콩, 만풍콩 등)으로 재배했다.

이 결과 수량이 8~10% 증가하는 성과를 올렸다. 앞으로는 소비자가 원하는 밭 작목 상품을 특화시켜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생산, 가공, 유통 등 마케팅 교육 강화와 다양한 신기술 투입으로 밭 농업을 새로운 소득창출의 기회로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 기상재해·병해충 막아라… 농가 피해 최소화

농사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병ㆍ해충 예방작업이다. 도농기원에서는 각종 병해충 피해를 사전에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우선 농약을 적게 사용하면서도 방제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생력종합방제 기술을 지원한다. 이러한 병해충 조사자료를 토대로 지난 3월부터 12월까지 월 1~2회 병해충 발생 정보를 발표, 선제로 병해충을 방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미국선녀벌레, 멸강나방 등 해충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해 농민들의 우려가 더욱 컸다. 미국선녀벌레는 경기지역에서 지난해보다 183% 증가한 289ha에서 발생했다. 주로 산림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인삼, 콩, 옥수수 등 폭넓게 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

멸강나방은 최근 6년 내 가장 많은 양이 생겨나 38ha의 벼, 율무, 사료 작물에 피해를 줬다. 사과ㆍ배의 잎과 줄기가 불에 덴 것처럼 검게 말라죽어 큰 피해를 주는 과수 화상병도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안성에서만 39농가 34.2ha의 사과, 배나무가 매몰됐다. 도농기원에서는 전염성이 강한 화상병의 체계적인 방제와 농가 피해를 최소화 하고자 안성시농업기술센터와 함께 화상병 예찰방제 대책반을 편성해 다양한 대책 마련을 구상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도농기원에서는 기상재해 피해를 줄이고자 연중 재해대책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에는 극심한 봄가뭄으로 모내기하지 못한 논에 대파작물을 심을 수 있도록 종자알선 등 현지 컨설팅을 강화했다. 또 18개 시ㆍ군에 22개 무인농업기상관측시설이 설치해 지역의 강수량, 일조시간, 토양수분, 기온 등을 측정하며 영농에 활용하고 있다.

■ 품목농업인연구회 활성화… 스마트한 농민 육성

농산물의 품질을 높이는데 중요한 것은 기술 연구와 전문 농업인의 육성이다. 도농기원에서는 농업에 대한 비전과 자신감을 갖는 전문 농업인으로 양성코자 품목농업인연구회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도 단위 15개, 시ㆍ군 단위 380개 농업인연구회를 총괄운영 지원하며 품목 농업인연구모임활동 활성화를 목표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도농기원은 품목농업인연구회 육성을 위해 분기별로 과제 교육, 선진지 견학 등을 개최하거나 지원한다. 또 새로운 기술정보 교환 및 시험장, 모범농가 등의 사례를 수집해 전 회원들에게 확산ㆍ보급한다.

이와 함께 인근 대학, 연구소 등과 협력해 새로운 재배 기술교육, 품종 육성 보급, 품질 평가회 개최 등으로 농업인을 지도하고 있으며 농업생산 현장에서의 기술 애로 해결에도 힘을 쏟고 있다.

경기지역에서는 도내 20개 시ㆍ군에서 1천800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경기도쌀연구회가 대표적이다. 쌀의 생산과 가공, 유통, 소비정책 등에 관한 연구와 정보 교환을 통해 정책 반영을 촉진하고, 국민의 기본식량을 확보하고자 1999년에 발족해 현재까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이수영 도농기원 기술보급과장은 “경기쌀에 대한 이미지 제고를 위한 최고급 쌀(G+라이스) 생산단지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쌀 틈새시장을 공략하고자 기능성 쌀을 생산하고 브랜드화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라면서 “신기술 연구와 지도로 농민들의 기술 향상과 안정적인 생산을 돕겠다”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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