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연 “저 맷집도 있고 대찬 성격이에요”

SBS ‘상류사회’서 사랑스러운 이지이 역 호평

12일 광화문에서 만난 임지연(25)은 눈꺼풀만 내려앉지 않았을 뿐 에너지가 방전된 느낌이었다.

드라마 한편으로 신데렐라가 된 이 여배우는 그런 신데렐라에게 쏟아지는 러브콜을 소화해내느라 기가 빠져나간 모양새였다.

그 덕에 그는 드라마가 끝난 후 수십 개 매체와의 인터뷰를 소화하느라 다소 넋이 나간 듯했다. 불과 한 달 전 인터뷰를 할 때만 해도 ‘상류사회’에서 보여준 연기에 대한 호평으로 생생했던 그였지만 피로에는 장사가 없는 듯했다.

그래도 어쩌랴.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지.

“저도 알죠. 지금 무척 행복한 상황이고 운도 엄청나게 좋다는 걸요. 감사하게 생각해요. 그런데 체력적으로 힘든 건 사실이네요. 드라마 끝나고 살이 더 빠졌어요.”

인터뷰 직전 사진촬영을 할 때까지는 환한 미소를 보여줬던 임지연은 그러나 인터뷰가 시작되자 방전된 에너지를 고스란히 노출했다.

“제가 운동도 좋아하고 지금껏 살면서 체력적으로 흔들린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좀 힘드네요. 잠 못 자며 드라마를 찍은 후 쉬지 못하고 계속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피로가 쌓인 것 같아요.”

영화 ‘인간중독’으로 혜성같이 등장해 ‘간신’을 찍고 ‘상류사회’를 통해 안방극장을 노크한 이 신인 배우는 현재 연예계가 주목하는 떠오르는 샛별이다. 20대 여배우의 기근 속에서 오랜만에 등장한 재목이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는 한정된 관객을 만난다면, 드라마 ‘상류사회’를 통해 임지연은 본격적으로 대중을 만났고 그 한편의 드라마로 최소 삼루타를 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인공이 아니었음에도 주인공을 압도하는 매력과 연기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고, 성형미인 홍수 속에서 참신한 마스크도 눈길을 끌었다.

“창수 역의 박형식과 호흡이 좋았어요. 배려심도 깊고 집중력이 좋은 친구라 제가 많은 도움을 얻겠다 싶었는데 기대대로 잘 됐어요.

또 초반에는 어떤 결말도 수긍할 자신이 있었는데 점차 지이와 창수의 감정과 상황에 빠져들다 보니 나중에는 헤어지는 게 자신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해피엔딩을 꿈꿨는데 잘 끝나서 다행이에요.”

‘상류사회’의 이지이는 귀엽고 발랄하며 사랑스러운 캐릭터였다. 그의 영화 속 모습을 기억하는 관객들이라면 상당히 놀랄 정도의 변신이다.

그는 “사실 영화 속 이미지랑 드라마 속 캐릭터가 너무 달라서 제 연기를 보고 오버한다거나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걱정했고 두려웠다. 하지만 주변에서 많이들 도와주셔서 금세 적응했다”고 말했다.

“제 실제 성격이 이지이랑 비슷해서 자연스럽게 했어요. 저는 결코 신비스럽거나 내성적이거나 관능적이지 않거든요.(웃음) 유쾌하고 밝은 성격이고, 보이시하다고 할 정도로 대차고 강단도 있어요. 맷집도 세고요. 이지이의 여성적인 면과도 다르지만 어쨌든 밝은 면은 이지이랑 비슷해서 즐겁게 연기했어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초고속 에스컬레이터를 탄 것처럼 보이지만 임지연은 자신에게도 인고와 노력의 세월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엄마가 뮤지컬, 연극을 보러 다니는 걸 아주 좋아하세요. 그래서 저는 초등학교부터 엄마를 따라 ‘캣츠’ 등 많은 공연을 접했고, 그것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연기에 대한 꿈을 키웠어요.”

하지만, 고등학교를 예고로 진학한다고 하자 엄마는 반대했다.

“일반고등학교에 진학을 했지만 연기학원을 다니면서 진지하게 연기를 공부했고 원하는 대학(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인간중독’으로 데뷔하기까지 독립영화 등에 출연하면서 현장 경험을 했고 나름대로 열심히 연기를 익혔어요. 물론 운이 좋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그만큼 노력도 많이 했어요.”

그는 지금의 소속사(심엔터테인먼트)도 독립영화를 찍다가 혼자서는 일을 못할 것 같아 자기 발로 찾아갔다.

소속사와 계약 후 처음으로 만난 작품이 농도 짙은 멜로 영화 ‘인간중독’이었다. 여배우로서는 출연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을 장드다. 그가 송승헌과 호흡을 맞춘 ‘인간중독’은 극장에서는 큰 재미를 못 봤지만 IPTV VOD 서비스에서는 큰 수익을 내며 화제를 모았다.

임지연은 ‘인간중독’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했지만 주변에서 너무 많이 도와주셔서 잘 마칠 수 있었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난 싫은 건 죽어도 못하는 성격”이라는 말로 여러 가지 뜻을 전하기도 했다.

“연기는 제 꿈이었고, 그 꿈을 위해서는 계획대로 대차게 추진해나갔어요. 진득하게 오래도록 연기하고 싶어요. 앞으로 슬럼프가 찾아오는 순간도 있을 텐데 최대한 긍정적으로 대처하려고 합니다.”

그는 “감사하게도 이번 드라마로 호평을 많이 해주셨지만, 제가 연기적으로 너무 부족한 게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더 많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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