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에서 물 새고, 통으로 물 담아내고, 에어컨은 무용지물이고…. 개점한 지 석 달도 안 되는 초현대식 쇼핑몰의 현재 모습이다.
아브뉴프랑 광교가 문을 연 것은 지난 5월 28일이다. 호반건설이 100% 임대하고 관리ㆍ운영하는 상업 및 임대 사업 시설이다. 유럽풍 설계로 이뤄진 연면적 8만945㎡의 매머드 스트리트몰이다. 입점 업체 선정도 까다로워 호반건설이 직접 심사하고 골랐다. 당연히 전국적 지명도가 높은 유명 브랜드들이 입점했다. 개점과 동시에 수원지역의 새로운 쇼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런 곳에서 시공상의 하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초부터 지상 1층 점포 10여 곳에서 누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어떤 의류 매장은 천장에서 떨어진 물이 판매용 의류에 떨어져 큰 피해를 봤다. 궁여지책으로 호스로 임시 배수 장치를 만들고 물통으로 담아내고 있다. 설치된 에어컨의 상당수도 무용지물이다.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애초에 점포 용량에 맞지 않게 설치된 탓이다. 참다못한 일부 상인들은 700여만원의 자비를 들여 에어컨을 추가로 설치하고 있다.
아브뉴프랑 운영의 폐쇄성도 논란이다. 입점 점포 선정 때부터 제기됐던 문제다. 입점 결정의 전권은 아브뉴프랑이 행사했다. 지역 상인들에게는 입점 신청 자체가 봉쇄돼 있었다. 이러다 보니 아브뉴프랑 입점 중개권은 서울 지역에 소재하는 대형 기획부동산업체들이 독점했다. 매출에 의해 창출되는 이익이 수원 지역 경제에 어떤 형태로 환원되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일부에서는 ‘광교에서 번 돈이 서울로 간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하에 들어선 ‘코너바이 91’도 논란이다. 13개 매장이 입점해 있는 이곳에서 관리비 논란이 빚어졌다. 업체 측이 관리비 부과 내역을 일부 점주에게만 공개하면서 발단이 됐다. 근본적인 문제는 코너바이 91의 계약조건이다. 일반 백화점보다 임대 수수료가 낮다고 해서 인기였다. 하지만, 관리비가 과다해 되레 부담이 크다는 얘기다. 임대료의 편법 징수라는 불만이다. 코너바이 91의 명칭을 두고도 호반 건설 2세 개인의 생년 월일에서 따왔다는 소문까지 있다.
본보가 13일 지적한 부실시공은 제기된 여러 의혹 가운데 일부다. 앞으로 또 다른 부실시공의 예는 없는지, 회계 흐름과 지역 경제의 관계는 어떤지, 일부 입점 업체들에 떠넘겨진 임대료 부담은 정당한지 등을 포괄적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다. 이는 아브뉴프랑 광교가 개점 두 달여 만에 수원지역 명소로 떠올랐고, 이로 인해 기존 지역 상권이 받는 상대적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명품 쇼핑몰의 완성은 입점 상인과 지역민의 만족도가 함께 높아져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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