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약왕보살 삼매의 빛이여

삶과 종교

우리 부처님의 수많은 경전의 가르침 중에 약왕보살 삼매의 빛에 대한 것이 있다. 부처님께서는 법화경 제23장에서 약왕보살에 대하여 설법하셨다. “약왕보살은 지나간 한량없는 항하사겁 전에 일체중생희견보살이었으며 당시의 부처님인 일월정명덕여래로부터 법화경을 듣고 정진하여 부처님 되기를 발원하였다.” 희견보살은 수행에 큰 진전을 이루어 모든 색신을 드러내 보이는 삼매인 현일체색신삼매 現一切色身三昧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다양한 화신을 나타내어 근기에 따라 중생을 제도하였다. 희견보살은 신통력에 의지하여 부처님께 많은 공양을 올렸지만 나의 몸 전체를 공양하는 것만 못하다고 생각하며 몸에 향유를 붓고 큰 서원으로 스스로의 몸을 사르어 부처님께 공양을 올렸다. 그 몸에서 나오는 빛은 180억 항하사만큼 무수한 세계를 비추었고 그 몸이 다 타서 없어지기 까지 1200년이나 걸렸다. 저 희견보살이 지금의 약왕보살이며 그 몸을 바쳐 공양한 것이 백천만억 나유타이니 한량없는 세월동안이었다. 이 약왕보살로 부터 불교수행에서 소신공양이라는 수행의 역사가 비롯된 것이다.

많은 소신공양의 역사가 있지만, 현대불교사에 전 세계인들에게 깊은 감명을 준 일은 1963년 베트남에서 있었던 틱광둑스님의 소신공양이다. 당대의 원로 고승이었던 65세의 틱광둑 스님은 독재와 부정부패 그리고 불교탄압에 대해 전 세계에 알리고 항거하기 위하여 소신공양을 서원하였다. 스님은 소신공양하기 전에 제자들에게 이렇게 유언하였다. “소신공양할 때 내가 앞으로 넘어지면 나라가 파국으로 치닫을 것이니 해외로 피신하고 뒤로 넘어지면 독재정권의 투쟁에서 승리할 것이다.” 1963년 6월 11일 베트남 호치민시에 있는 큰 대로의 한 가운데에서 수십명의 제자와 많은 신도와 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제자에게 스님의 몸에 기름을 붓게 하고 스스로 불을 붙였다. 스님은 불이 타오르는 동안 가부좌자세를 유지 하였으며 끝까지 앞으로 넘어지지 않았고 결국에는 뒤로 넘어졌다. 오랜 수행으로 생사해탈의 자재를 얻은 삼매의 경지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제자들과 대중들은 스님을 향해 엎드려 절했고 군중을 제지하던 군인과 경찰들도 받들어 총 자세와 거수경례자세를 취하였다. 법구는 4천도가 넘는 고열로 6시간동안 화장하였으나 스님의 심장은 녹지 않고 원형의 모습을 유지한 채 까만 숯이 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영원의 심장’이라고 불렀다. 틱광둑스님의 뒤를 이어 36명의 스님과 한분의 여신도의 소신공양이 뒤를 이었다. 그리하여 그 지극한 발원대로 결국 독재정권은 몰락되었고 독재자들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였다. 이것은 수행 삼매의 빛을 밝혀 자신의 육신을 멸하고 열반에 든 것이다. 그것은 동양의 종교적 정신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경외감울 불러 일으켰다. 전 세계인들에게 참으로 놀랍고 가슴아프고 또한 감명깊은 일이었다.

불교가 이 땅에 온지 어언 1600여년이다. 한국의 역사와 함께 하였다. 본래 불교는 깨달음을 얻는 수행이며 언제나 깨어있음의 종교이다, 영원한 진리는 지금 여기에서 현실화 되어야 한다. 그래야 그 종교와 종교인이 훌륭한 가치로 살아있게 되는 것이다. 불교는 완전한 행복을 추구한다. 우리존재의 깊은 불성을 깨닫고 그 본성과 완전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종교적 삶을 실현하는 것이다, 우리함께 약왕보살의 서원의 빛이 나와 모두에게 사라지지 않고 영원토록 머물기를 발원하자. 우리함께 틱광둑스님의 자유와 평화를 위한 서원의 빛이 우리 사는 곳과 지구곳곳에 가득하게 머물기를 발원하자. 이 발원으로 「삶과 종교」의 인연에 대한 감사의 인사로 삼으니 깊은 혜량 있으시기 바란다.

인해 스님

진불선원 주지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