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인 가구를 위한 관심과 정책수립 절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기자페이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딩크(DINK)족’이 유행한 적이 있다. 둘이 벌어 수입은 두 배(Double Income)지만 아이가 없는(No Kids)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당시만 해도 젊은 세대의 표상이었다. 딩크족은 세월이 흐르면서 혼자 벌고(Single Income) 아이가 없는(No Kids) ‘싱크(SINK)족’으로 변모했다. 그러나 이제 아이라는 개념은 아예 삭제되고 ‘1인 가구’만 존재하게 되었다.

이러한 1인 가구의 탄생은 예견된 것이다. 경제적 안정으로 개인 삶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또 결혼이 늦어지면서 독신자가 늘어난데 기인한다. 이혼률의 상승도 한몫했다. 아울러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많아진 것도 요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싱글족(1인 가구)의 경제적 특성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지난 2000년 226만 가구(전체 가구의 15.6%)에서 올해 506만 가구(26.5%)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1인 가구는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 추세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듯 온라인 쇼핑몰에는 ‘나홀로족’을 위한 상품들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씻은 쌀을 용기에 담아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밥이 되는 ‘1인용 밥메이커’는 판매량이 부쩍 늘었다. 1인 가구 성장세에 힘입어 10평 안팎의 소형 매물이 꾸준한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정서적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한 ‘집 밥’ 모임, 이른바 ‘소셜다이닝’은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더해가고 주거 공간을 공유하고 나누는 ‘셰어하우스’도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1인 가구의 증가는 20·30대 나홀로 젊은층은 주로 전·월세 등 주택 임대료 부담이 가중되면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60대 이상 고령층은 고용불안에 따른 소득 감소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렇다고 1인 가구의 증가세를 인위적으로 줄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1인 가구에 맞춘 초소형 임대주택 공급을 늘린다거나 고령층 재취업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결론은 뭉치는 일이다. 부모와 자식이 뭉치고 형제끼리 혹은 친구끼리 뭉쳐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정서적 외로움을 없애는 것이다. 핵가족화로 인한 사회적 병리현상이 이제는 1인 가구의 증가라는 새로운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중요하며 무엇보다 정부의 1인 가구를 위한 정책수립이 절실하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