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담임목사가 헌금 수십억원 횡령”

“아들 유학에 결혼비용도…

광주의 한 교회에서 일부 장로와 집사들이 담임목사가 수십억원의 교회 헌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해당 목사가 이를 조목조목 반박,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광주시 한 교회의 일부 장로와 안수집사 등은 담임목사인 A씨가 지난 5년여간 13억여원의 교회 헌금을 사금고 이용하듯이 해 교회 부채가 60억여원에 달하면서 파산 지경에 이르렀다고 폭로했다.

장로와 집사들은 “지난 수년간 제대로 된 재정보고회가 단 한차례도 없었다”며 “보고회 요구를 ‘인쇄비를 아껴야 한다’는 궤변으로 회피하고, 마지못해 실시한 보고회는 30여분도 안되는 시간에 PPT를 이용해 마치는 등 성도들을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자체 감사를 통해 교회헌금이 A목사 개인 통장으로 흘러들어간 것을 확인했다”며 횡령 의혹을 제기했다.

아들의 영국 유학비용 1억여원과 결혼식 비용 4천여만원이 교회헌금으로 지출됐고, 1억9천여만원을 납입한 퇴직연금을 임의대로 해약해 자녀 신혼집을 얻는 데 사용해 교회에 5천여만원의 손해를 입혔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또한 교회 각 국에서 쓰여야 하는 국 사역비 5억여원이 지난 7년여간 A목사 개인통장으로 매월 700만원씩 입금됐고, 항목에도 없는 교회집회강사료와 안식년 비용으로 각각 6천여만원과 1억6천여만원을 챙겨간 것은 엄연한 횡령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해당 목사는 부당지출 의혹이 제기된 13억여원에 대한 환수와 문제의 중심에 있는 재정장로 및 사무국장의 해임을 약속했지만, 수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환수하지 않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해당 목사와 재정장로 등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아들의 유학비용은 매년 책정돼 있는 장학금으로 지출됐고, 결혼식 비용은 재정장로와의 협의 아래 진행된 만큼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연금 해약과 관련해서는 당초 변동금리로 계약된 보험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른 보험으로 재가입한 것이며, 아들의 신혼집 전세 비용은 개인적으로 가입한 보험을 해약해 마련했다고 밝혔다. 국 사역비에 대해서도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고 일축했으며, 교회집회강사료와 안식년 비용에 대해서도 “교회 규정에 따라 집행됐다”고 강조했다.

A목사는 “각종 의혹이 불거져 교회 안정 차원에서 재정장로와 사무국장이 자리를 내려 놓은 것이지 의혹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며 “(내품에 들어온) 양을 해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서는 안되는 만큼 법적대응 등은 최대한 자제할 것이다”고 밝혔다.

광주=한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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