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무더위에 개체수↑
무더위로 말벌이 도심지까지 번식하면서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17일 경기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접수된 벌집 제거 신고 건수는 2천391건으로 6월(1천247건)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더욱이 이번달은 17일까지만 5천260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4일 낮 12시20분께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의 야산을 산책하던 J씨(45)는 말벌에 쏘이면서 갑자기 쓰러졌다. 극심한 고통 속에 J씨는 등산객들의 신고로 출동한 119 구급대와 함께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앞서 지난 1일 오후 6시께 의정부에서는 갓난아이가 말벌에 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기 엄마는 저녁장을 보기 위해 생후 3개월 된 아기와 함께 인근 대형마트를 가던 중 이 같은 변을 당했다. 또 지난달 22일 오전 8시40분께 남양주시 한 수련원에서는 수련회에 참가한 중학생 12명이 집단으로 말벌에 쏘여 인근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이들은 숙소로 이동하는 중 말벌이 머리와 팔을 집중적으로 쏘아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원들에 의해 응급처치를 받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처럼 등산객이나 농촌 등에서 주로 발생하던 말벌 관련 사고가 도심지에서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특히 일반 벌보다 독이 15배에 달하는 말벌은 번식기인 7∼9월에 가장 많이 출몰해 이 기간 산이나 숲, 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연일 계속되는 찜통더위와 도심 속 열섬현상을 벌들의 개체 수 증가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남상호 대전대학교 생명과학과 석좌교수는 “온난화, 이상기온 현상으로 도심 속 온도가 높아지면서 벌들의 번식능력도 덩달아 증가했다”며 “말벌은 사람의 목숨까지 위협할 정도의 독을 가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경기재난안전본부 하종근 소방장은 “무리하게 분무형 살충제 등으로 벌집을 제거하려 했다가는 오히려 더 큰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며 “벌을 발견하면 즉시 119에 신고해 조치받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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