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DMZ 포연… 한국경제 ‘충격의 주말’

코스피 지난 21일 38.48p↓ 1천876.07…원달러환율 4년새 최고

북한의 포격도발로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경제계도 이번 사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확산되자 직접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비롯해 재계와 중소기업 등도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북한 포격도발이 발생한 지난 21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8.48p(2.01%)떨어진 1,876.07로 장을 마감하며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남북 군사적 긴장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 및 개인투자자들이 공포감에 매물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또한 9.9원 오른 1,19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최고치이다.

금융시장에 북한발 충격이 덮치면서 산업계도 불안감에 휩싸였다. 남북갈등 시 직접적 피해가 우려되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아직 평소대로 정상가동을 하고 있지만, 정부에서 개성공단 출ㆍ입경을 당분간 제한하기로 함에 따라 가동 중단 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개성공단 관계자는 “협력업체의 개성공단 출입경이 제한되고 있는데다 정부가 개성공단 체류인원도 절반 수준으로 조정할 것으로 알려져 생산 차질 등의 문제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과거에도 이 같은 군사적 충돌이 있어왔지만, 기업 입장에서 대처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어 답답할 따름”이라고 호소했다.

재계에서도 이번 사태의 진행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북한과의 최접경인 파주에 LG디스플레이 사업장이 소재한 LG그룹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 비상계획실 주도 아래 공장 운영을 비상매뉴얼에 따라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남북 고위급 접촉 등 동향을 체크하고 실시간 뉴스 모니터링 등에 나섰다. 재계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이 일회성으로 그친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장기화될 경우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영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남북 관계 경색 국면이 얼마나 갈지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소기업계도 대북 리스크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을 요구했다. 최근 통일경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대북 진출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설문조사 결과 북한 진출을 기회로 꼽는 중소기업이 많았던 상황에서 이번 북한 도발은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며 “개성공단 진출 기업 등이 위기를 반복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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