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배 세계어린이 국수전 준우승
“앞으로 실력을 쌓아 우리나라 대표로 세계 바둑대회에서 우승하는 게 저의 목표에요”
미래 국수를 꿈꾸는 초등학생이 양주에서 꿈을 키워가고 있다. 주인공은 양주 삼숭초등학교 유지현군(12).
유지현군이 바둑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아버지와 우연히 바둑을 두면서부터. 아버지와 9점을 깔고도 게임에서 계속 진 유군은 억울한 마음에 4학년이 되자마자 바둑을 배워 아버지를 이기겠다며 학교에서 운영하는 특기적성 바둑반에 들어갔다. 실력이 쑥쑥 늘어가자 지난해 9월부터는 의정부의 바둑전문학원에 등록해 본격적인 바둑수업을 받고 있다.
대회에 나가 실력을 겨뤄보는 것이 재미있다는 유군은 공격적인 바둑을 좋아해 승부에서 지게 되면 밤새워 복기할 정도로 승부욕을 불태운다.
유지현군은 지난 6일 1만여명의 어린이들이 뜨거운 경쟁을 펼친 제15회 한화생명배 세계어린이 국수전에 첫 출전해 고학년부에서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대만, 태국, 독일, 루마니아 등 9개국의 바둑꿈나무들을 따돌리고 결승에 올랐지만 아깝게 반집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바둑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지 9개월 만에 단일 어린이 바둑대회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반집차로 무릎 꿇은게 속상하다”라는 유군은 다음 대회에서는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포부를 다졌다.
유군을 지도한 정성훈 선생님은 “유지현 학생의 이번 준우승은 어렸을 때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아 바둑을 배워 온 다른 학생들에 비하면 타고난 천재성과 노력의 결실”이라며 “향후 한국 바둑을 이끌어 갈 재목으로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라고 평했다.
현재 공인 아마 2~3급 수준의 유군은 수읽기와 사활에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진득하고 진지한 성격을 갖고 있는 유군은 바둑을 둘 때면 한 수 한 수 오래 생각하며 둔다. 하지만 사활이 걸린 수가 되면 놀랍도록 집중력을 발휘한다.
유지현군은 “저의 롤모델은 바둑계의 전설인 조훈현 9단이에요”라며 “승부욕과 수를 만들어가는 행마에 부족한 창의력을 보완해 프로바둑기사로서, 국가대표로서 국제대회에서 꼭 우승하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양주=이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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