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나면 고생이지. 바로 앞에 내 집을 놔두고 여기서 생활하니 불편한게 한 두가지가 아니야.”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주민대피령이 내려진 연천군 중면 삼곶리 민방공 대피소에는 24일 현재 주민 2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곳에는 당초 30여명이 대피해 있었지만 10여명은 귀가를 했다.
대피소에 남아 있는 주민 대부분은 고령의 노약자들로 거동이 불편해 귀가하지 않고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대피소 생활이 길어지자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 70대 할머니는 “면사무소 직원 등이 불편하지 않게 신경 써주고 있어 고맙긴 하지만 내집 만큼 편하진 않다”며 “벌써 5일째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조금 더 지내면 없던 병도 생기겠다”고 하소연했다.
대피소에서 떠나 집으로 돌아간 주민들도 낮에는 농사 등 생업에 종사하고 밤에는 집에서 남북 간 접촉 소식에 귀를 기울이며 하루빨리 긴장상태가 해소되길 바라고 있다.
연천군 중면 삼곶리 박용호 이장은 “대피소 생활이 길어져 몸이 불편했던 70대 어르신 한 분이 오늘 귀가하는 등 집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늘고 있다”며 “남북 간 협상이 잘 이뤄져 하루빨리 주민들이 일상생활로 복귀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연천군 중면 관계자는 “지난 22일 대피소에 에어컨과 TV가 설치돼 환경이 나아진 편”이라며 “주민들이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동안 불편하지 않도록 더욱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연천·포천=정대전·윤승재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