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담보대출·투자도 ‘P2P’ 눈떴다

건물 일부분의 소유권 매수 등 은행들 꺼리는 ‘특수물건’ 집중
테라펀딩, 최근 20억 투자모집 “대출금 회수 가능성 철저 판단”

P2P(Peer to Peer, 개인 간 대출)가 부동산 담보 대출 시장에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돈 빌려주기를 꺼리는 부동산 특수물건에 대해 대출을 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P2P는 금융사 등을 거치지 않고 개인과 개인이 온라인을 통해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핀테크 산업이다.

24일 P2P업계에 따르면 건축자금을 전문으로 대출하는 부동산 담보 P2P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말 처음 등장한 부동산 담보 P2P 업체인 테라펀딩은 최근까지 투자금 20억원을 모집했다. 부동산 담보 P2P는 권리분석, 감정평가 등을 거쳐 대출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투자금 모집을 시작한다.

초기에는 주로 법원경매 낙찰 잔금을 위한 투자금 모집을 주로 했지만 지금은 건축물 건설 자금을 위한 대출 등으로 영역이 확대됐다. 대출금리는 물건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건설 자금 대출은 이자율이 12∼18%이고 건축물 경매잔금 대출은 7∼10% 수준이다.

은행에서 대출을 거부해 제2금융권, 대부업체에서 30% 이상의 고금리로 돈을 빌려야 하는 대출자들이 주요 고객이다. 은행에서 이들에게 대출을 해주지 않은 이유는 특수물건을 대상으로 대출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건물의 일부 소유권 매수를 위한 대출을 신청하면 은행은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 건물 전체 소유권을 취득하는 경우에만 돈을 빌려준다. 토지주와 건물주가 다른 경우에도 대출을 받기가 어렵다. 부동산 담보 P2P는 이 틈새를 파고들었다.

시중은행이 거부하는 특수물건을 대상으로 대출을 진행해 투자금 손실 우려가 커 보이지만 아직 회수하지 못한 대출금은 없다는 게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완성된 건축물이 분양에 실패해 대출자가 돈을 갚을 능력이 안되더라도 담보로 설정해 둔 부동산을 처분해 대출금을 회수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신용 P2P 대출이 10만원 등 소액인 데 비해 부동산 담보 P2P는 투자 금액이 크다. 최소 100만원부터 투자할 수 있고 상한선은 없다. 테라펀딩이 최근 투자자 모집에 성공한 10억원 규모의 건축자금 대출은 최소 투자금액이 2천만원이었다. 수익률은 12~14% 수준이다.

하지만 다른 P2P 대출과 마찬가지로 아직 투자자 보호를 위한 법적인 규정이 없어 잠재적인 위험 요인이 있다. 또 P2P업체에서 담보 부동산을 분석해 대출을 한다고 해도 부동산 가격 하락 등 외부 요인에 의해 담보 가치가 떨어지면 대출금을 회수 하지 못할 수도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테라펀딩 관계자는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그 담보를 어떻게 처분할 지까지 계획을 모두 세우기 때문에 일반 신용 P2P보다 안전하다”며 “부동산은 변수가 많고 분석에 있어 전문성이 크게 요구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