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증후군’ 없는 새학기 새출발
여름방학이 끝났다. 올해는 메르스 사태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방학기간이 짧았다.
게다가 야외활동이 제한되는 폭염까지 이어지면서 ‘방콕’(?)을 해야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 큰 여름방학이었지만, 그래도 새학기는 찾아왔다.
올해는 방학이 짧고, 생활패턴이 무너지는 날들이 많아 다시 새 학기의 빡빡한 일정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른 바 ‘개학 증후군’이다.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학교 가기를 거부하거나 두통이나 배앓이를 호소하는 아이들도 있다. 때문에 부모들의 관심이 더욱 각별해 질 수밖에 없는 요즘이다. 적응도 ‘스텝 바이 스텝’이다.
1. 새로운 활력·동기를 불어 넣자
달콤한 방학 생활은 아이들의 긴장감을 느슨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새 학기 시작과 함께 학교와 학원 공부 등 학습 일정에 부담을 느낀 아이들은 포기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 있다.
중학교 1학년 박모군의 경우. 만화를 좋아하는 정군은 방학 때 실컷 만화만 그리다가, 개학을 맞아 학교에 갈 생각을 하니 공부가 손에 잡히질 않았다.
이런 경우 부모가 “공부도 못하면서 만날 만화책만 들여다보면 뭐하느냐”라고 핀잔을 하면 자녀의 진로결정과 학습 모두에 해가 될 뿐이다. 먼저 박 군의 장래 희망을 정한 뒤 관련 목표를 세우고 그에 맞는 학습계획표를 짜도록 돕는 것이 효과적이다.
2. 계획표는 구체적으로
학습 동기가 충분히 갖춰졌다면, 새 학기 학습계획표를 작성해야 한다. 계획표를 짤 때는 단순히 ‘열심히 하자’라는 식으로 목표를 막연하게 정하지 말고 구체적인 계획표를 짜야 한다.
계획표는 학습 슬로건과는 다르다. ‘목표→구체적인 행동계획→결과 확인→확인 후 행동’과 같이 진행의 흐름이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계획표를 작성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시간관리 훈련을 해야 한다.
평소 이 같은 시간관리 훈련을 3개월 정도 하면 2학기 기말고사 때는 어느 정도 학습의 리듬을 잡을 수 있고 특히 취약한 과목의 성적향상도 가능할 것이다.
3. 스스로 일과를 적어보자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에 모두 다녀야 하기 때문에 방학에 비해 학습량이 엄청나게 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습관처럼 “공부 다 했는데요”라고 말하는 아이라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이런 아이들은 부모가 공부하라고 하면 “공부는 하고 싶을 때 해야 잘된다” “시작만 하면 잘 할 수 있다”고 큰소리치기 일쑤다.
그러나 사실은 귀찮고 힘들어서 공부를 게을리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게으른 학습습관을 파악해 고쳐나가는 것은 어려운 일. 부모가 이를 자꾸 지적 하면 오히려 자녀와의 관계만 나빠질 수 있다. 이럴 때는 우선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를 적어보게 한다.
즉 아이 스스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도와줘야 한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 이외에도 자신이 관리해야 하는 시간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4. 하루 단위로 공부계획 세워라
새 학기 시작과 함께 하루 일과를 ‘학교생활+학원’으로만 채우는 학생이 많다.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과 학원 등에서 배우는 시간을 적절히 균형 있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부를 많이 했다’ ‘오늘 공부 다했다’라고 빠져나가기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하루 단위’의 학습계획을 세우고 매일매일 점검하면 실력을 높일 수 있다.
그 대신 처음 시작할 때는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 인정받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일주일 정도 지난 다음부터 학습 분량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5. 차근차근 실천할 수 있도록
새 학기를 맞아 자녀의 성적을 한꺼번에 향상시키고 싶은 마음이 들겠지만 아이의 가능성을 1%씩만 일깨워주겠다는 마음으로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습태도가 하루아침에 변하지는 않는다. 나태한 학생이 성실하고 모범적인 학습태도를 가지려면 학생은 물론 부모의 노력도 중요하다. 부모는 잘못하는 부분에 대해 야단만 치지 말고 꾸준히 인내하며 격려해야 한다. 새 학기를 맞아 자녀가 활기차게 학교생활과 학습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방학이 지나고 나니 아무래도 힘들지?’ 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도 필요하다.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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