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카드결제 오류… ‘불만’ 싣고 달리는 경기택시

노후화·부품 단종 탓 잦은 고장 승객들 오해받아 승강이 하소연

▲ 요금 계산을 위해 택시에 설치된 카드 단말기가 잇단 결제 오류로 택시기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전형민기자

택시 승객의 간편한 결제를 돕기 위해 도입된 카드 결제 단말기가 노후화와 부품 단종 등으로 신용카드 결제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빈발, 택시기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5일 경기도와 택시 업계에 따르면 도는 지난 2007년 경기도내 택시를 대상으로 카드 단말기를 지급했다.

도는 도입 초기 택시 2만9천500여대 중 70%인 2만1천42대에 단말기를 설치했다. 이후 현재 3만6천800여대로 늘어난 도내 택시 대부분에는 카드 결제를 위한 단말기가 부착돼 있다. 그러나 단말기가 노후화되면서 수시로 오류가 발생, 신용카드 결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택시업계에서는 하루 평균 5~8건의 오류가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택시업체는 단말기 교체를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단말기 가격이 대당 40만~50만원대를 호가하기 때문이다. K택시 관계자는 “대당 50만원까지 하는 카드 단말기 교체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택시기사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단말기 오류로 결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요금을 받지 못하는데다 승객들로부터 카드결제를 거부한다는 오해를 받으면 실랑이를 벌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J씨(43)는 “노후화된 단말기로 승객에게 오해를 받아 승강이를 벌이는 일이 자주 있다”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일부 택시기사들은 요금을 받지 못해 개인 돈으로 이를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지난 2007년 카드 단말기를 지원·보급했지만, 신형 단말기 교체는 예산 부족으로 지원이 어렵다”면서 “민원 사항을 종합하여 이 같은 문제를 검토해 보겠다”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시는 택시승객들의 카드 결제율이 지난 2007년 3.5%에서 2012년 50%를 돌파해 2013년 58.8%를 넘기면서 카드 결제율이 높아지자 신형 단말기로의 교체를 추진중이다.

설치비용 전부를 서울시가 지원하며 오는 10~11월 신형 단말기가 출시되면 교체가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2007년 단말기 설치 당시 서울시는 대당 20만원을 보조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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