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찾은 접경지역

주민들 생업현장으로 복귀 개학 미룬 학교도 수업재개 안보관광지 출입허용 요구도

▲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초래된 한반도 군사적 긴장 상황을 논의한 남북 고위급 접촉이 25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된 가운데 연천군 중면사무소 앞 삼곶 대피소에 머물던 주민들이 옷가지를 챙겨 대피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지뢰ㆍ포격 도발로 나흘째 대피시설에 머물렀던 접경지역 및 민간인출입통제선내 주민들은 25일 새벽 남북 공동합의문이 발표되자 너나 할 것 없이 “정말 불안했는데 다행이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주민들은 합의문이 새벽 2시에 발표되자 서둘러 집으로 향했고 아침이 되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생업현장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연천군 중면사무소 등 대피소에 있던 횡산리·삼곶리 주민들은 대부분 전쟁을 겪은 노인들이지만 이번처럼 긴박한 상황은 처음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삼곶리 이장 박용호씨는 “북한의 사과가 조금 미흡하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진상리에 거주하며 민통선 내 횡산리 지역에서 인삼농사를 하는 이증석씨는 ‘25일부터 밭에 들어갈 수 있다’는 군부대의 연락을 받자마자 비료와 농기구를 들고 밭으로 향했다.

파주 민통선내 통일촌마을 등 3개 마을 700여명의 주민들도 “그동안 농사 등 생업을 포기하다시피 했는데 빨리 일상생활로 복귀해 집안일과 농사에 전념해야겠다”고 입을 모았다.

개학이 미뤄져 수업파행을 겪었던 민통선 북쪽 대성동초교와 군내초교 학생들도 26일 개학한다는 통지를 받고 환하게 웃었다.

파주통일촌마을 이완배 이장은 “장단콩 판매 등을 하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안보관광지 관광객 출입을 빨리 허용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민통선내로 들어가기 위한 통일대교 출입은 허용됐으나, 제3땅굴 등 안보관광지는 군이 여전히 전면 통제했기 때문이다.

김포 접경지역 주민들과 시민들도 일제히 환영했지만 ‘확실한 사과와 재발방지’에 대해선 다소 아쉬워하는 반응도 보였다.

대북방송 확성기가 위치해 어느 곳보다도 긴장감 속에서 보냈던 월곶면 보구곶리의 성기윤 이장은 “이제는 발뻗고 편히 잘 수 있게 됐다”며 “다시는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포ㆍ파주ㆍ연천=양형찬ㆍ김요섭ㆍ정대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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