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굴 파 송유관 80억대 기름 훔친 절도단

주유소 빌려 영업… 460만ℓ 빼내 외제차·금괴 구입 등 호화생활
경기청, 2개 조직 29명 일망타진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훔친 2개 조직 29명의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이들은 훔친 기름을 팔아 외제차와 금괴를 구입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7일 송유관 근처 주유소를 임차한 뒤 땅굴을 파고 송유관에 파이프를 연결해 수십억원 상당의 기름을 훔친 혐의(특수절도 및 송유관안전관리법 위반 등)로 총책 P씨(48)와 K씨(58) 등 11명을 구속했다. 또 같은 혐의로 L씨(49) 등 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현금 3억원과 1㎏짜리 금괴 11개(5억원 상당)도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P씨 등은 지난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용인과 평택 등 전국 7개 지역에서 송유관을 뚫어 모두 81억원 상당의 기름(450만ℓ)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특수제작한 장비 등을 이용해 기름을 훔쳤다. 또 미리 송유관이 지나는 곳을

▲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가 80억원대의 송유관 기름을 훔친 도유조직 29명을 검거한 가운데 27일 압수물을 공개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파악한 뒤 주변에 있는 주유소를 임차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판 땅굴은 깊이 2.5m, 길이만 10∼50m에 달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또다른 송유관 절도단 총책 K씨(48) 등 5명을 구속하고,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K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4월까지 인천 등 2곳에서 주차장 부지 등을 임차, 땅굴을 파 송유관에서 2억원 상당의 기름(13만ℓ)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이들은 주차장 부지에 울타리를 쳐놓고 컨테이너 박스를 설치한 뒤 바닥을 뚫어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는 바지사장을 내세우거나 직접 주유소를 운영, 정상적으로 공급받은 기름과 훔친 기름을 섞어서 시중에 판매했다”면서 “이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외제차 등을 사들이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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