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간까지 동료 걱정 우리의 영웅 가슴에 잠들다

[현장&] 응급환자 출동 중 불의의 사고… 故 오진석 경감 영결식

▲ 1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해양경비안전서 전용부두에서 영결식을 마친 故 오진석 경감의 운구차가 길게 늘어선 동료 경찰의 거수경례를 받으며 부평 승화원으로 향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새벽 섬마을 응급환자의 다급한 부름에 따듯한 손을 내미시던 분이었는데….”

1일 오전 9시50분께 인천시 중구 해경 전용부두. 지난달 19일 응급환자 이송으로 출동했다가 사고로 순직한 인천해양경비안전서 소속 故 오진석 경감(53)의 영결식이 열렸다.

인천해경서장 장(葬)으로 치러진 이날 영결식엔 오 경감의 유가족을 비롯해 홍익태 해양경비안전본부장, 윤병두 인천해경서장, 해경 동료 등 400여 명이 참석해 오 경감의 순직을 애도했다.

윤 서장과 오 경감의 동료가 조사와 고별사를 읽자 영결식장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윤 서장은 “오 경감은 불의의 사고로 위중한 부상을 입었음에도 마지막까지 동료를 먼저 살피고 현장을 진두지휘했다”며 “해양경찰 동료의 가슴 속에 새겨져 영원히 빛날 것”이라고 추모했다.

이어 오 경감 동료인 전승화 경위는 고별사를 통해 “오 경감님은 자신의 장기가 파열돼 극심한 고통 가운데서도 다른 동료의 안위를 걱정하며 앞서 챙기셨다”며 “사후처리를 모두 마친 뒤에서야 ‘수술 잘하고 올게’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마지막 인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통곡했다.

고별사를 마치자 영결식장은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됐고, 좀처럼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그동안 애써 침착한 모습을 유지하던 오 경감의 아들(27)도 부친의 영정사진을 내려놓고는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어진 헌화·분향식에선 동료 등 조문객들이 오 경감의 영정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좀처럼 자리를 떠나지 못하면서 당초 20분으로 예정된 헌화·분양시간이 한참 길어지기도 했다.

이후 눈물을 그치고 다시 엄숙해진 영결식장에서는 오 경감의 작별을 고하는 조총 발사식이 진행된 뒤 오 경감의 영정과 위패는 장지인 부평가족공원으로 옮겨졌다. 조문객들은 오 경감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바라보며 거수경례로 영면을 기원했다.

오 경감은 그동안의 공적을 감안해 경위에서 경감으로 1계급 특진했으며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한편, 오 경감은 지난달 19일 응급환자 이송 요청을 받아 해경 공기부양정 H-09정을 타고 긴급출동했다가 선박 충돌사고로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복강 내 출혈로 수술받았지만, 상태가 악화돼 끝내 숨을 거뒀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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