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응급환자 출동 중 불의의 사고… 故 오진석 경감 영결식
“새벽 섬마을 응급환자의 다급한 부름에 따듯한 손을 내미시던 분이었는데….”
1일 오전 9시50분께 인천시 중구 해경 전용부두. 지난달 19일 응급환자 이송으로 출동했다가 사고로 순직한 인천해양경비안전서 소속 故 오진석 경감(53)의 영결식이 열렸다.
인천해경서장 장(葬)으로 치러진 이날 영결식엔 오 경감의 유가족을 비롯해 홍익태 해양경비안전본부장, 윤병두 인천해경서장, 해경 동료 등 400여 명이 참석해 오 경감의 순직을 애도했다.
윤 서장과 오 경감의 동료가 조사와 고별사를 읽자 영결식장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윤 서장은 “오 경감은 불의의 사고로 위중한 부상을 입었음에도 마지막까지 동료를 먼저 살피고 현장을 진두지휘했다”며 “해양경찰 동료의 가슴 속에 새겨져 영원히 빛날 것”이라고 추모했다.
이어 오 경감 동료인 전승화 경위는 고별사를 통해 “오 경감님은 자신의 장기가 파열돼 극심한 고통 가운데서도 다른 동료의 안위를 걱정하며 앞서 챙기셨다”며 “사후처리를 모두 마친 뒤에서야 ‘수술 잘하고 올게’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마지막 인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통곡했다.
고별사를 마치자 영결식장은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됐고, 좀처럼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그동안 애써 침착한 모습을 유지하던 오 경감의 아들(27)도 부친의 영정사진을 내려놓고는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어진 헌화·분향식에선 동료 등 조문객들이 오 경감의 영정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좀처럼 자리를 떠나지 못하면서 당초 20분으로 예정된 헌화·분양시간이 한참 길어지기도 했다.
이후 눈물을 그치고 다시 엄숙해진 영결식장에서는 오 경감의 작별을 고하는 조총 발사식이 진행된 뒤 오 경감의 영정과 위패는 장지인 부평가족공원으로 옮겨졌다. 조문객들은 오 경감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바라보며 거수경례로 영면을 기원했다.
오 경감은 그동안의 공적을 감안해 경위에서 경감으로 1계급 특진했으며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한편, 오 경감은 지난달 19일 응급환자 이송 요청을 받아 해경 공기부양정 H-09정을 타고 긴급출동했다가 선박 충돌사고로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복강 내 출혈로 수술받았지만, 상태가 악화돼 끝내 숨을 거뒀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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