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 완화의 필요성이 또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인천시가 인천의 섬 가치를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섬 관광 활성화 계획’의 성공 열쇠가 개발을 묶고 있는 규제 완화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의 섬 관광 프로젝트는 빼어난 관광자원이 풍부하고 생태적 가치를 지닌 대표적 섬인 강화·이작·덕적도 등 10개 섬을 특성에 맞게 주제를 설정, 테마가 있는 섬으로 가꿔 관광특화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거다.
그 중 강화도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역사 유적이 산재한 곳이다. 특히 강화지역 곳곳에 분포한 선사시대 고인돌 150여기는 인류 전체가 보호할 가치가 있다며 유네스코로부터 세계유산 제977호로 지정됐다. 또 길상면에 있는 전등사는 보물 178호인 대웅전과 보물 제179호인 약사전· 보물 제393호인 범종을 보유하고 있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사찰이다. 마니산 산정의 참성단은 제천의 대례를 행한 곳으로 지난해 열린 2014 인천AG 성화가 채화된 곳으로 유명하다.
강화는 또 지정학적 중요성으로 1232년 몽골과 전쟁을 치르던 고려가 수도를 개경에서 강화로 옮기면서 39년간 고려의 전시(戰時)수도였다. 이 때 팔만대장경과 금속활자 같은 민족문화의 정수가 생산됐다. 관청리엔 고려궁터(사적 133호)가 있으며, 길정리 등엔 석릉(碩陵·고려 21대 희종 묘·사적369호)홍릉(洪陵·고려 23대 고종 묘·사적 224호)곤릉(坤陵·22대 강종의 비 원덕태후 묘·사적 131호)가릉(嘉陵·24대 원종의 비 순경태후 묘·사적 370호) 등 4기의 왕릉 등이 있다. 남한에서 고려 왕릉 등이 이처럼 집중돼 있는 곳은 강화도가 유일하다. 조선시대 땐 왕이 피난하는 보장처(保障處)로 전란이 있을 때마다 역사의 한 폐이지를 장식했다. 가위 한국 문화유산의 보고(寶庫)라고 할만하다.
이런 역사·문화적 중요성 외에도 세계 5대 갯벌로 불리는 갯벌이 6㎞나 뻗어 있고, 천연기념물 저어새가 서식하는 천연 생태환경을 자랑하는 섬이다. 이곳 특유 토질에서만 자라는 인삼·순무·약쑥·왕골 등은 강화의 유명한 토산품이다. 인천시는 이 같이 풍부한 관광자원 등 강화만의 강점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삼아 관광특화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강화가 농어촌 생활권역임에도 수도권에 속한다는 이유로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규제가 성장 잠재력을 발목 잡고 있다. 이런 역차별적 규제는 지역 경쟁력을 저해하는 암적 존재다. 박근혜 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와도 어긋난다. 이제 이 같은 비경제적이고 비시장적인 규제는 과감히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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