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대학 등록금 ‘카드사절’ 여전

수수료 부담 시행 거부, 학생부담 가중 의무설치 기관 미해당… 강제성 없어

수백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한 번에 내야 하는 대학생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신용카드 납부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경기도내 상당수 대학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2일 도내 각 대학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1학기에 등록금 카드 납부를 시행하지 않은 대학은 가천대, 강남대, 경기대, 경희대, 단국대, 명지대, 수원과학대, 아주대, 인천대, 인하공업전문대, 인하대, 한국외국어대 등으로 확인됐다.

이들 대학들이 카드 납부를 받지 않는 이유는 수수료 부담 때문이다. A대학교는 “카드 수수료가 2%에 달하는데 한 학기면 1억원이 훌쩍 넘는다”면서 “수수료에 대한 부담으로 선뜻 시행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B대학교도 “학기마다 억대에 달하는 수수료를 내면 학교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이는 대신 카드 회사만 배부르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등록금의 카드 납부를 허용한 C대학교 관계자는 “수수료가 부담되기는 하지만 비싼 등록금을 납부해야 하는 학생의 부담을 줄여주고자 도입했다”면서 “카드로 등록금을 납부하는 학생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현행 여신금융전문법상 대학교는 카드 단말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므로 대학들의 카드 결제를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대학정책과 관계자는 “강제할 수는 없지만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하고 대학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 2월 현행 1.1~2.5%에 달하는 수수료를 1%미만으로 낮출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상정됐다”면서 “또 수수료 때문에 카드 납부를 꺼리는 대학에는 등록금 분할납부를 시행하도록 해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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