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무기 동원 사상 최대 ‘군사쇼’… 전세계에 ‘무력굴기’ 과시

시진핑 “패권 다툼 추구하지 않는다… 군 30만명 감축” 선언
장쩌민·후진타오 등 전직 지도부도 참석… 위상·단합 보여줘

▲ 위풍당당 ‘항모킬러’ 탄도미사일 중국 베이징 도심과 톈안먼 광장에서 진행한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대회 열병식에서 대함탄도미사일 ‘DF-21D(둥펑-21D)’를 실은 차량이 이동중이다. 사거리 900∼1천500㎞로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진 둥펑-21D는 2001년 중국 정부가 처음 배치 사실을 확인했지만 그동안 한번도 공개되지 않다가 이번 행사에서 공개됐다. 이날 열병식에 참가한 27개 장비부대는 미사일과 탱크, 전차, 대포 등 40여 종, 500여개의 무기장비를 선보였다.  연합뉴스

중국이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反) 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을 맞아 사상최대 규모의 군사퍼레이드(열병식)를 성황리에 치러내며 무력굴기를 과시했다.

중국은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각국 정상들이 모인 가운데 대규모 병력과 최첨단 무기들을 선보이며 경제 대국에 이어 군사대국임을 만천하에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은 3일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 행사에서 최첨단 무기를 처음 공개하며 강력해진 군사력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 대륙간 탄도미사일 등 최첨단 무기 첫선

이날 열병식에는 중국의 군 병력 1만2천여 명과 500여대의 무기 장비, 200여대의 군용기가 동원됐다. 이 무기들은 모두 중국산으로 상당수가 이번에 첫선을 보인 것이다.

특히 ‘항모킬러’로 불리는 둥펑(東風·DF)-21D 미사일을 비롯해 대륙간 탄도미사일 둥펑(DF)-31A와 둥펑(DF)-5B도 공개됐다. 관심을 모았던 둥펑(DF)-41(사거리 1만 5천㎞)은 공개되지 않았다.

행사에는 박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30개국 정상, 정부 대표 19명,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 10명 등 총 50여명의 외빈들이 참석했다. 관심을 모았던 장쩌민,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전 총리 등 전직 지도부도 모습을 드러냈다.

열병식 전 과정이 중국중앙(CC)TV를 통해 생중계된 것은 물론이고 미국 CNN 방송도 열병식을 생중계하고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전송되는 등 이번 행사는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중국 열병식은 지난 1949년 ‘신(新)중국’ 건국 이후 15번째로 실시됐고 ‘항일전 승리’를 주제로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항일전쟁 승리의 의미를 되새기는 동시에 첨단 무기를 통해 군사력을 과시하면서 주요 2개국(G2)으로 올라선 중국의 글로벌 파워를 과시했다는 평가다. 이는 미국과 일본의 대중 포위망 구축 시도에 반격 능력을 과시하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 시진핑, 병력 30만명 감축… 패권 다툼 지양

시진핑 주석은 개막 연설에서 “군 병력 30만명을 감축하겠다”고 선포했다.

시 주석은 “그동안 전국의 각 인민들은 중국 공산당 지도 아래 마르크스 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등 3대 중요 사상과 발전관을 지속 발전시켜왔다”며 “중국 사회주의의 길을 따라 위대한 애국정신과 항전정신을 고취한 만큼 모두가 하나가 돼 고난을 이겨내고 우리 목표를 향해 전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하고 평화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면서 “중국은 패권 다툼과 영역 확장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란색 상의를 입고 시 주석 오른쪽 두 번째 자리에 앉아 열병식을 참관한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인민해방군 퍼레이드를 참관했다. 한국전쟁 당시 적군으로 대했던 국가의 군사력 과시 행사에 한국 대통령이 최고 귀빈으로 참석한 것은 그만큼 급변한 한·중 관계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번 열병식은 과거와 달리 외국 지도자들을 대거 초청해 대외적 목적을 내비쳤다. 또 신중국 성립이 주제인 국경절(10월1일) 열병식과 달리 항일전쟁 승리 기념일로 지정된 9월3일 시행된 점도 다르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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