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세월 견딘 女人… 어머니를 만나다

경기필, 11일 낭독 시니어콘서트 ‘그 여자의 일생’

▲ 지휘자 성시연, 배우 윤석화, 극작가 고연옥

경기도 문화계에 부는 여풍(女風)이 주목된다. 배우 윤석화, 연극계 대표 극작가 고연옥, 국공립 첫 여성 지휘자 성시연 등 예술계 내로라하는 여성 3인방이 만난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예술단장 성시연, 이하 경기필)가 재능기부로 시니어를 위해 만든 무료 낭독콘서트 <그 여자의 일생> 을 통해서다. 공연은 오는 11일 오후 7시30분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한국전쟁 때 고아가 된 후 나이 칠십에 이를 때까지 격동의 세월을 묵묵히 견뎌낸 한 여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낭독과 오케스트라 선율로 풀어내는 공연이다.

한국전쟁으로 부모를 잃고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 전전하던 소녀가 주인공이다. 그녀는 얼마 전 아내를 잃은 한 남자를 만나고, 열일곱 나이에 그 남자의 아내가 된다.

그리고 아직 어린 두 아이를 위해서 사망신고를 하지 않은 자신의 첫 번째 부인의 이름으로 살아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소녀는 비참하기만 했던 자신의 인생이 싫었기에, 흔쾌히 받아들인다.

그렇게 소녀는 죽은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면서, 자신의 이름을 서서히 잊어버린다. 집안을 일으키고, 자식들도 제법 잘 키워냈을 때, 문득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주는 이가 없다는 알게 된다.

세월의 모진 풍파에 부서진 마음을 추스르며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이 여인의 삶을 연기 인생 40주년을 맞은 윤석화가 낭독한다. 여기에 경기필이 영화 <쉰들러 리스트> 테마, 비제의 오페라 <진주조개잡이> 중 ‘귀에 익은 그대 음성’,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 등을 연주하며 굴곡진 삶의 명암을 표현한다.

고연옥 작가는 “한 개인의 이야기인 동시에 광복 70주년을 맞은 우리 현대사의 단면”이라며 “주인공이 과거를 거울삼아 자기 정체성을 회복하듯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온 우리나라도 이제는 잠시 숨을 고르고 돌아봐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성시연 예술단장은 “세대공감 시리즈 중 하나인 ‘시니어 콘서트’는 제2의 전성기를 시작한 시니어들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경기필이 새로운 문화생활을 제안하는 자리”라며 “새로운 출발을 앞둔 시점,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음악의 즐거움을 발견하게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공연 관람은 전화(031-230-3327, 3295), 이메일(gpo1000@naver.com), 팩스(031-230-3326) 등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전석 무료.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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