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쓰고… 나눠 쓰고… 新 공동체 문화 만들어요
지난 2013년 12월 고양시민 30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공익적 목적의 비영리 사단법인 ‘공유사회네트워크, 함께살자’를 출범시켰다.
사단법인은 ‘공유 경제’에 뜻을 함께한 시민들이 의기투합한 것으로 이런 사단법인은 전국 최초로 설립됐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발기인과 시민들은 ‘두 사람 이상이 한 물건을 공동으로 소유함’이란 공유(共有)의 사전적 의미에 공감해 사단법인에 참여한 것이다.
이들은 2014년 1월 열린 발기인 총회에서 ▲지혜공유 및 공간 공유 지원사업 ▲중고물품 거래 및 중개 지원사업 ▲사회적 경제 간의 협력지원사업 등 세 가지 사업 영역을 확정했다.
내 것은 나눠주고, 남의 것을 빌려 쓰는 공유 생활은 이제 공유 사회네트워크 회원들에게는 일상처럼 익숙해져 있다. 또한 지식과 공간, 중고물품, 인적교류, 강연, 세미나 등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방법을 배워나가고 있다.
공유사회네트워크 관계자는 “‘공유 경제’는 활용되지 않고 있는 재화나 서비스, 지식, 경험 등을 공유를 통해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경제활동 방식”이라며 “시민들은 공유 경제를 통해 새로운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공유란 개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도시를 만들 수 있을까란 고민에서 출발했다. 나눠 쓰고, 빌려 쓰는 공유 경제는 자원재생을 통한 환경보호,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시민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인터넷,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으로 손쉽게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졌고,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아지면서 공유 경제가 실생활에 정착하게 됐다.
공유 경제의 이끄는 두 가지 핵심 요소인 ‘정보’와 ‘지역공동체’가 고양시에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점 또한 전국 최초로 공유를 주제로 한 사단법인이 고양시에 탄생하게 된 배경이 됐다.
세부적인 사업을 살펴보면 ‘공동체 문화 살리기 사업’ 중 하나인 ‘고양시 사랑의 교복 물려주기’는 지난해와 올해 큰 인기를 끌면서 이 사단법인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자원봉사단 모집, 교복은행 홍보, 교복수거, 교복 판매지원, 교복관련 주민의견 수렴 등을 공유사회네트워크가 도맡아 하면서 시민들에게 사단법인을 알리고 비용절감 혜택을 돌아가게 만들었다.
이를위해 공유사회네트워크는 공유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보’의 원천인 각 단체의 홈페이지 제작에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첫 번째가 ‘앎의 공유 삶의 교류’란 주제로 2년 전 만들어진 ‘지혜공유협동조합’. 지혜를 나눈다는 의미로 탄생한 지혜공유협동조합은 다양한 주제와 형식으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오만 가지 시민강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시민이 원하면 어떤 강의도 개설되는데 ‘부동산 사기, 당하지 마세요’, ‘셀프 인테리어의 기본은 정리&수납’, ‘내가 디자인하는 친환경 소이캔들’, ‘손이 아닌 발로 하는 온몸 지압법’, ‘태아의 두뇌와 감성 자극을 위한 태교미술’, ‘따라 쓰는 즐거움 감성 치유 라이팅 테라피’ 등이 마련돼 있다. 공유사회네트워크가 지혜공유협동조합을 주목하는 이유는 은퇴자들이 많이 정착하는 고양시 특성을 살렸기 때문이다.
공익적 지역 네트워크 구축사업으로는 ‘고양시 협동조합협의회 지원’과 ‘고양시 자치공동체 사업 엄마들의 책놀이터’도 진행하고 있다. 협동조합간 교류와 협력을 통해 신생조합의 자립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협동조합 협의회 결성에 공유사회네크워크가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현재 49개 협동조합이 협의회에 가입돼 홍보마케팅, 조합원 교육와 컨설팅 등을 통해 공존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고양시 협동조합 협의회 관계자는 “협동조합은 어려운 경제적 여건 속에서 약자들이 서로 힘을 모아 설립한 대안적 사업체”이라며 “협동조합이 처한 문제를 서로 공유하며 해결해 가면서 협동조합의 자립기반을 마련하는게 협의회의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유사회네트워크, 함께살자는 문용식 이사장을 비롯해 인재근 국회의원, 구성애 푸른 아우성 대표, 한홍구 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성유보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 윤종수 변호사, 최진석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 등이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공유사회네트워크, 함께살자와 함께하는 기관은 경기도사회적경제협회, 고양사회창안센터, ㈔행복한 미래교육 포럼, 소셜컴퓨팅연구소, 재미있는 느티나무 온가족 도서관 등이 참여하고 있다.
고양=유제원•김현수기자
인터뷰 문용식 ‘공유사회네트워크 함께살자’ 이사장
“물건·지식 공유… 살기 좋은 고양, 더 살기 좋게”
“인구 100만의 도시 고양에서 사람과 장소·물건·지식을 연결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문용식 ‘공유사회네트워크, 함께살자’ 이사장은 ‘살기 좋은 고양지역을 더 살기 좋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그 해답을 ‘공유’에서 찾았다.
문 이사장은 “보통 사람들은 살기가 어려워지고, 소득은 정체돼 있어 물건을 계속해서 사서 쓰기 힘들 상황이 돼버렸다”며 “물건을 사서 쓰는 것이 아니라, 있는 물건을 나눠 쓰는 것이 공유경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유경제는 어려운 경제 현실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자구책”이라며 “공유경제는 어디에 반대하는 운동이 아니라, 대안을 마련하는 대안운동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유경제가 싹트는 데 사람과 공공 인프라가 밀집한 도시공간이 적합한 환경인데, 인구 100만 도시 고양시는 공유경제가 활성화할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을 갖췄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잘 갖춰진 인프라에 공간 공유 체계화를 위해 공공기관과 일반기업의 비어있는 사무실을 개방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의 경우 공유 경제 등 공유문화를 시민에게 보급하기 위해 관련 부서까지 신설하는 등 시민 공동체 문화 만들기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설립 초창기 비영리 사단법인 설립을 놓고 여러 기관서 자신들의 업무가 아니라는 식의 답변을 받기도 하는 등 아직도 공유문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기도 했다고.
현재 공유사회네트워크는 경기도청 자치행정과에서 등록된 이후 현재 공유 경제를 100만 고양시민들에게 지혜를 빌려 주고 나눠 쓰는 지혜공유협동조합과 중고물품을 활용하는 고양시 교복은행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양=유제원•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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