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8월11일~13일 사이에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환율을 큰폭으로 상향조정(6.299~6.411위안)하여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에 나서면서 위안화 환율 및 통화정책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원화를 비롯한 주변 아시아 주변국의 통화 또한 최근 큰폭의 약세를 나타내며 위안화에 동조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예상보다 가파른 위안화 약세로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지난 8월24일은 상하이 종합주가지수가 8.5% 떨어진 ‘검은 월요일’이 됐다.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한 이유는 미국 정책금리 인상 기대감 속에 달러화 강세 심화되면 달러에 연동된 위안화 가치가 높아짐에 따른 사전 대비, 내수진작과 경기부양, 위안화 SDR편입 추진을 위한 과정과 급격한 신용팽창으로 GDP 대비 242%의 높은 부채비율 등이다.
일본의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화절하추세에 중국까지 환율전쟁에 가세하며 지난 수년간 주요 선진국 통화정책 완화 등에 의해 약화된 중국의 수출 경쟁력 회복에 주요 목적을 두고 있다.
위안화 절하파장과 관련해 위안화 약세가 주변국 통화 약세와 원자재가격 하락 등으로 이어져 국내 금융시장과 수출 기업들에 점차 부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12개월간 위안화 실질 실효환율은 15%, 지난 5년간은 30% 이상 절상돼 일회성으로 보지 않고 위안화의 추세적 약세로 보는 시각이 있다. 향후 위안화 환율 뿐만 아니라 여타 아시아 통화들도 불확실성이 증대 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돼 아시아 금융시장이 불안하다.
최근 국내 수출경기 및 기업이익 둔화 현상이 글로벌 저성장, 중국 성장률 둔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돼 있다. 금융부문에서 실물로 전이될 경우 일부 부문에서 점차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여지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위안화 약세가 중국 내수 및 수입 수요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되면서 소비재, 관광 서비스 부문에 한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고 있다.
한ㆍ중ㆍ일 수출 경쟁이 격화되면서 한국 수출품의 가격 상승으로 대중국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져 외국자본유출과 주가하락이 지속될 경우 실물로 전이되어 내수를 약화시킬 수 있다.
수출 지역면에서 위안화 약세의 부정적 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는 지역은 아세안지역이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이 선진국보다 개도국에서 경합도가 높다. 국내 대아세안 수출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중국과 일본의 대아세안 수출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아프리카나 아세안에서 중국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면 우리나라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국내 수출이 2000년 중반 이후 대중국, 그리고 자본 및 산업재 중심의 수출구조로 재편된 상황에서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로 중국 수출 경기의 구조적 저성장 리스크는 물론 자본재 및 산업재 수출업체들의 위상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결국 한ㆍ중ㆍ일 수출 경쟁력 측면에서 국내 수출경쟁력 혹은 기업경쟁력이 위안화, 엔화 약세 및 중국 경제구조 변화 영향으로 갈수록 악화될 수 있는 중국 리스크가 커질 수 있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제조업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은 적절한 환율 정책으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정책당국은 위안화ㆍ엔저로 인한 피해기업의 단기 애로 해소를 위하여 환변동보험의 가입 활성화와 대중, 대일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보험료 부담의 대폭 완화와 간소화가 필요하다. 무역 갈등을 유발하는 급격한 환율 변동을 막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
G7과 유럽 연합(EU)이 재무장관 회의를 통해 주기적으로 환율 문제를 논의하여 공조를 하는 방식과 같이 동아시아 국가간에도 공식적 논의가 필요하다.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ㆍ한국경제연구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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