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원정 악몽, 깨끗이 지웠다

장현수·권창훈 골에 상대 자책골까지

대한민국 3대0 완승 22년만에 恨 풀어

쿠웨이트에 골 득실 앞서 G조 선두로

한국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복병’ 레바논에 적지서 22년만에 승리를 거두며 조 선두를 지켰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8일 레바논 남부도시 시돈의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 G조 3차전에서 장현수(광저우 부리)의 선제 페널티킥 골과 상대 자책골, 권창훈(수원)의 추가골로 레바논에 3대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993년 미국 월드컵 예선에서 승리한 이후 레바논 원정에서의 2무1패 부진을 22년 만에 씻어냈다. 3연승을 기록한 한국은 승점 9로 쿠웨이트와 동률이지만, 골득실에서 +13으로 1골 앞서 단독 조 선두에 올랐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3일 라오스전과 마찬가지로 석현준(비토리아)을 최전방에 배치하고, 좌우 날개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중앙 미드필더로는 기성용(스완지시티)과 권창을 내세우는 4-1-4-1 공격 전술로 레바논 격파에 나섰다.

경기 초반부터 중원에서부터 강한 압박으로 공격의 주도권을 잡은 한국은 전반 22분 석현준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장현수가 왼쪽 구석으로 차넣어 기선을 제압했다.

기성용이 미드필드 중앙에서 골지역 방향으로 쇄도하던 석현준을 향해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했고, 석현준이 상대 수비수 두 명을 달고 페널티지역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상대 발에 걸려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선제골을 뽑아내며 원정 경기의 부담감을 떨친 한국은 6분 뒤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권창훈이 페널티지역으로 쇄도하는 구자철을 향해 연결해준 볼을 레바논 수비수 알리 함맘이 구자철과 경합하는 과정서 발에 맞고 살짝 방향만 바뀐 채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전반을 2대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들어서도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맹공을 퍼붓다가 후반 15분 기성용의 킬패스를 받은 권창훈이 아크 정면서 오른발 기습 터닝슛으로 골문을 갈라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권창훈은 전반 41분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레바논의 골문을 위협한데 이어 후반 22분에도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날리는 등 전후반 내내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레바논은 후반 중반 이후 만회골을 노렸으나 견고한 한국의 수비벽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3연승을 거둔 한국은 다음 달 8일 쿠웨이트 원정에 나서 4차전을 치른다.

황선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