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태의연한 국정감사, 개선해야

지난 10일부터 국회에서 2015년도 국정감사가 실시되고 있다. 이번 국감은 연휴인 추석이 월 말에 있는 관계로 국정감사 일정이 지난 10일부터 23일까지, 그리고 10월 1일부터 8일까지 분리 개최, 실시된다. 제19대 국회가 행하는 마지막 국감이기에 더욱 철저한 정책 중심의 국감이 되어 잘못된 국가정책이 있으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기를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감이 실시된 초반 국민에게 비친 국회의원들의 국감행태는 아주 실망을 주고 있다. 우선 무엇보다도 엄격한 정책국감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송곳 같은 정책질의보다도 피감기관에 대한 고압적인 자세로 호통이나 치는 구태의연한 권위주의적 행태가 이번에도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국감장에서 정책과는 무관한 인격적 모독에 가까운 언행이 난무하는가 하면, 지역구 민원성 해결과 유사한 질문도 하고 있어 국회 스스로 국감의 권위를 추락시키고 있다. 그동안 상임위에서 논의된 사항을 재탕, 삼탕하는 사례는 다반사이고 질문을 한 의원이 피감기관으로부터 답변도 제대로 듣지 않고 자리를 뜨는 구태 역시 반복되고 있다.

예년과 같이 대기업 총수와 관련 임원들을 국감 증인으로 부르는 행위 역시 구태의연하다. 이번 국감에도 무려 90여 명의 기업인들을 국감증인으로 채택, 국회에 출석하게 된다. 일부 대기업 회장은 수개의 상임위에서 경쟁적으로 증인 채택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으니, 국감이 기업감사인지 구분하기조차 어려울 지경이다. 지난해 기업 활동에 바쁜 대기업 임원들은 불러 때로는 질문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기다리게 하여 빈축을 산 사례도 있었다.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보다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걸린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행태가 나타나고 있어 피감기관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비판이 많다. 심지어 일부 의원은 피감기관과 비공식적 채널을 통해 사익을 추구하려는 행태도 보이고 있다고 하니 국감이 제대로 되겠는가.

여당은 무조건 정부의 정책을 두둔할 생각을 하지 말고 시시비비를 엄격하게 따져야 할 것이다. 야당은 잘못된 국가정책에 대한 건설적 국정감사를 통해 수권의 이미지를 제고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인식, 당내 권력투쟁에만 열을 올리지 말고 국감에 전념해야 될 것이다. 무려 700여 개가 넘는 피감기관을 짧은 기간에 겉핥기 식의 국감이 재현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지금부터라도 제19대 마지막을 장식하는 국감임을 인식, 구태의연한 행태에서 탈피, 정책중심의 감사를 실시, 새로운 국정감사 유형을 보여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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