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동반성장”… 대형마트·사회적기업 ‘특별한 상생’

▲ 롯데마트 수원점 ‘사회적경제 특별 상품 모음전’에 참여 중인 수원시 사회적기업 관계자들이 12일 매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정자연기자

수원시·사회적기업協·롯데몰·롯데마트 수원점 공동

두달간 ‘사회적경제 특별상품모음전’ 판매 행사 마련

마을기업 등 40여곳 참여… 市 “경제 선순환 역할 기대”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고객에게 사회적기업 제품도 우수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지난 12일 오후 7시 롯데마트 수원점 1층 입구. 휴일 저녁 가족들과 마트에 장을 보러 온 고객들은 입구 한 편에 마련된 작은 매장에 발걸음을 멈췄다.

형광색 종이에 조금은 서툴게 삐뚤 빼뚤 쓰인 가격 표시와 홍보성 문구. 평소 유명 브랜드 제품으로 채워졌던 이 곳은 낯선 이름의 회사 제품들로 가득했다. 진열대를 가득 메운 것은 각종 의류부터, 화장품, 식료품, 화장지 등 각양각색의 수원시 사회적기업의 제품들이다.

민족 최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대형 유통업체와 지역 사회적기업이 두 달간의 ‘특별한 동거’에 들어가 지역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롯데마트 수원점에서 진행 중인 ‘사회적경제 특별 상품 모음전’은 상품은 우수하지만 낮은 인지도 때문에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수원시 사회적기업의 제품을 알리고자 경기도와 수원시, 수원시사회적기업협의회, 대형유통업체인 롯데몰 수원점과 롯데마트 수원점이 마련했다.

지역 경제에 선순환 역할을 하는 사회적기업들을 돕고자 롯데몰ㆍ롯데마트 수원점 측에서는 입점 수수료 없이 최소한의 전기 사용료 등의 비용만 받고 공간을 내줬다.

또 사회적경제 영역을 활성화시키자는 데 뜻을 모은 수원시사회적기업협의회는 수원시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의 참여를 유도해 총 40여곳의 사회적경제기업을 한데 모았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도 소비자들에게 호소할 기회가 없었던 사회적기업 관계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 열띤 홍보를 이어갔다. 또 시중가보다 30% 가격을 할인하거나 구매 금액 대별로 사은품을 제공하며 고객들의 마음을 붙잡고 있다.

판매전이 시작된 지 2주가 흐른 지금, 이 행사에 참여한 대표들은 요즘 말 그대로 신바람이 났다. 처음에는 시큰둥하던 고객들이 점차 관심을 가지며 제품을 구매하고, 덩달아 매출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식료품 예비사회적기업인 우리세상의 이지현 대표는 “사회적기업 제품은 제품의 질이 낮다는 인식이 있는데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국내 대형 쇼핑몰에 입점했다는 것만으로도 홍보 효과가 크고 몸값이 오른 것 같다”면서 “판로 확보는 물론 경쟁력을 키워나갈 좋은 기회로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시민들에게는 이번 판매전이 지역 사회적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우수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날 매장을 방문한 주부 이선경씨(38)는 “지역에 다양한 사회적기업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면서 “품질 좋고 가격은 저렴하고, 게다가 내가 낸 돈이 좋은 일에 쓰인다니 앞으로 사회적기업 제품에 관심을 갖고 일부러 찾아서라도 구입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수원시사회적기업협의회 롯데몰 수원역점 특설매장 운영협의회 위원장은 “처음엔 방문객이 200명 정도였는데 추석이 다가오면서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면서 “사회적기업은 대형유통사에 입점할 기회를 갖기 어려운데 대기업과 사회적경제기업의 상생으로 마련된 이번 판매전이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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