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어린아이가 수원 광교 아브뉴프랑에서 숨졌다. 부모와 함께 외식에 나섰다가 당한 변이다. 당시 아이가 발견된 곳은 광장 분수대 아래 배수로다. 깊이 1.3m에 빠진 아이는 심폐 소생술을 시도했지만 결국 숨졌다. 현장에는 배수구 뚜껑 4개가 모두 열려 있었다. 가로 0.3m, 세로 0.4m 크기의 이 구멍 중 하나로 아이가 빠진 것으로 보인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라바콘 4개를 세워 띠를 두른 것 외에 안전장치도 없었다.
경찰 조사가 진행되면서 또 한 번의 인재임이 드러나고 있다. 문제의 분수대는 광장 동쪽에 설치된 20㎡ 넓이의 계단식 시설물이다. 아브뉴프랑의 모 업체인 호반건설이 만들었다. 그런데 이 분수대가 가동 이후 바닥으로 물이 새는 부실이 발견됐다. 아브뉴프랑은 이 보수를 시설 관리 업체인 C사에 주문했다. 이 C사가 공사를 위해 배수구 뚜껑 4개를 열어놨고, 이 구멍에 세 살 아이가 빠져 참변을 당한 것이다.
사고 직후 아브뉴프랑 측은 ‘분수대 보수공사가 아닌 여름철 가동한 분수대를 점검했던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원인의 출발이 자체 부실시공에서 시작된 것이 아님을 해명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사고의 직접 책임은 아브뉴프랑이나 호반 건설이 아니라 시설 관리 업체 C가 지게 된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는 다르다. 분수대에서 누수가 발생했고, 이를 보수하는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불과 한 달여 전. 우리는 아브뉴프랑의 부실시공을 지적했다. 10여 개의 점포에서 물이 새면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보도였다. 당시에도 아브뉴프랑의 대응은 미온적이었다. 본보 취재진에게 ‘보수가 끝나 누수가 없어졌다’고 해명했으나 일부 피해 점포들이 ‘우리 점포에는 수리한 적도 없다’고 항의했다. 그제야 점검에 나서면서 책임 회피 논란이 일었다. 이번 참변의 원인도 결국은 부실 시공에 의한 누수였다.
명품 쇼핑 스트리트를 표방한 아브뉴프랑이다. 부실시공이 있었으면 솔직히 시인하고 신속히 보수하는 것이 옳았다. 예기치 못한 참변이 생겼다면 이에 대한 반성과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 뻔한 거짓말로 힘없는 관리업체에 책임 돌리면 안 된다. 사고가 난 14일 이후 일부 언론에 아브뉴프랑의 지역 봉사 얘기가 집중됐다. 개개 활동의 시점을 보면 한참 지난 얘기들이다. 이런 지난 얘기들이 갑자기 등장하며 3살 배기 참사 기사가 뒤로 밀려나고 있다. 아무쪼록 ‘기사 밀어내기’라는 아브뉴프랑 측의 언론 플레이가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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