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점, 내방객에 제공 매출 반토막 난 상인들 “점포 매입위해 의도적” 비난 마사회 “입장권에 포함된 것”
한국마사회 수원지점(스크린경마)이 내방객을 대상으로 무료 도시락을 제공하면서 건물 내 음식점 매출이 반토막 나는 등 상인들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더욱이 한국마사회가 무료 도시락 제공 이전부터 사무실 확장 등을 이유로 음식점포를 매입하려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마사회가 도시락 제공을 통해 의도적으로 식당 매출을 떨어뜨리려 한다’는 비난까지 제기되고 있다.
20일 한국마사회와 상인들에 따르면 한국마사회는 지난 2001년 8월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봉영로 1617 지하 6층~지상 16층 건물에 수원지점을 개장했다. 건물 지상 3~5층(3층은 일부)을 분양받아 모두 1천347석 규모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3층 일부는 음식점 10곳이 별도로 분양돼 영업중에 있다. 이에 한국마사회는 올해 초부터 방문객 무질서와 사무실 공간 협소 등을 이유로 대대적인 시설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마사회는 3층 음식점 매입을 위해 상인 및 소유주를 대상으로 16차례에 걸쳐 매입 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나 반년이 넘도록 매입가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한국마사회는 돌연 지난 7월17일 지정좌석제 도입과 함께 방문객에게 도시락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상인들은 그러나 한국마사회의 무료도시락 제공이 시작되면서 매출이 50%이상 급감하자 상인 고사작전으로 받아들이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5년째 식당을 운영 중인 C씨(65·여)는 “영업장에서 도시락을 주기 시작하면서 매출은 물론 손님이 뚝 끊겼다”면서 “식당가가 버젓이 있음에도 도시락을 제공하는 것은 영업하지 말고 나가라는 횡포 아니냐”며 분개했다.
실제로 한 식당은 도시락 제공 전 일주일 수입이 평균 150만원이었지만 제공 후 50~60만원으로 줄었다. 또 한 식당은 일주일 수입이 20만원도 채 되지 않자 폐업했다.
상인회 관계자는 “수차례 도시락 판매 중단을 요구했지만, 마사회가 도시락 업체와 계약이 끝났다는 이유로 거절해 식당 상인들의 생존권이 크게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식당은 경마가 열리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간만 영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마사회는 도시락 무료 제공과 음식점 매입은 별개라며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마사회 수원지점 관계자는 “수년째 식당가에서 취객 난동 등 안 좋은 일이 빈번하게 발생해 시설 현대화를 계기로 식당가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도시락은 입장권 가격에 포함해 제공하는 것으로 수년 전부터 상인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한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3층 음식점 매입을 위해 지난 19일 상가 소유자 총회를 열고 매입이 아닌 10년 장기 임대 전환 안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상인회 측이 도시락 판매 중단, 장기 임대가 아닌 매입을 요구하며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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