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華城 목조문화재 CCTV ‘얼굴도 식별 못해’

85%가 낮에도 판독 불가능 화재·재난 발생땐 속수무책
내년 수원 방문의 해 ‘불안’

▲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연무대 등 상당수의 목조시설물에 설치된  폐쇄회로카메라(CCTV)가 얼굴 식별 및 야간 판독이 불가능한 41만 화소급이어서 각종 재난범죄 발생시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2016년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맞아 대대적인 도시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수원시가 정작 수원화성 내 목조문화재에 대한 관리에는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재 위험성이 높은 목조문화재를 관리·보존하고자 설치한 CCTV 화소가 떨어지면서 사람의 형체도 분간할 수 없는, 사실상 무용지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1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2016년 수원화성 축성 220주년을 맞아 국제적 관광 거점도시로 도약하고자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지정했다. 이어 지난 15일 방문의 해 관련 추진계획 보고회를 열고 관광 인프라, 수용태세개선 등 총 5개 분야 127개 단위사업을 점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업추진과 달리 수원화성 내 대부분 목조문화재에는 얼굴 식별이 안 되는 41만 화소의 CCTV가 설치, ‘문화재를 도외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시는 수원화성 내 120대의 CCTV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나 이 중 85%인 103대는 화소가 떨어져 얼굴 등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 수원 화성사업소 한 관계자는 “(CCTV)화소가 낮아 얼굴 식별이 어렵고 밤뿐 아니라 낮에도 얼굴을 인지하기 어려워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범인 등을)포착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수원화성에서는 지난 2006년 한 취객의 방화로 서장대가 완전히 불에 타기도 했으며, 지난해에는 종이 상자를 자전거에 매달고 온 한 남성이 목조문화재로 진입해 불을 지르려다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시는 급한 대로 CCTV 12대를 고화질로 교체하는 사업(국·도·시비 2억3천만원)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 부족 등으로 나머지 90여대의 교체는 요원한 상황이다.

이에 고화질 CCTV 설치는 물론, 목조문화재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인력의 증원 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시는 주간 2명, 야간 8명이 총 연장 5.5㎞에 걸쳐 성곽 및 문화재 순찰을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낮은 화소의 CCTV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재난방지시스템을 구축해 화재나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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