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전통시장 夜시장
경기도내 곳곳에서 밤마다 화려하면서도 정겨운 ‘사람 냄새’가 나는 축제가 펼쳐져 화제다.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가 추진하는 ‘경기도夜 시장’사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경기중기센터는 지난해부터 도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관광과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시장을 발돋움시키고자 야시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올해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큰 피해를 본 지역을 집중해 지원한다.
이 사업은 경기중기센터가 시장 1곳당 약 3천만원의 예산을 지원, 오후 8~9시면 문을 닫던 전통시장을 자정까지 운영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문화ㆍ공연 행사도 지원한다.
올해 가장 먼저 야시장이 개최된 곳은 수원 정자시장이다. 이곳은 메르스 사태 당시 도민들의 안전을 위해 최일선에서 치료센터 역할을 한 수원의료원이 인근에 위치한 시장으로, 다른 어떠한 시장보다 메르스 여파를 직접적으로 겪은 곳이다.
야시장이 열린 지난 21일 오후 8시께 찾은 정자시장. 평소 같았으면 장사를 마무리하는 시간이지만 야시장이 열리는 날이어서 시장의 활력은 여전했다. 평소보다 늦게까지 영업을 해야 해 상인들은 피곤할 법도 하지만 모처럼 몰려든 손님으로 얼굴에는 시종일관 웃음꽃이 펴있었다.
정자시장을 찾은 주민들 역시 무료로 그려주는 캐리커처를 기다리느라 긴 줄을 서고 있었고 시장 곳곳에서 같이 장 보러 나선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정자시장에서 양곡 및 식자재 등을 판매하고 있는 윤원재씨(55)는 “야시장 행사를 하니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
손님이 많으니 일이 힘든 줄 모르겠다”며 “단순히 식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공연을 보고 손님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흥겹고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딸 아이와 함께 정자시장을 찾은 윤혜경씨(44)는 오랜만에 찾은 고향에서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을 느끼고 간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윤 씨는 “수원이 고향이지만 캐나다에서 살고 있다. 4년 만에 고향을 찾았는데 야시장을 한다는 현수막을 보고 일부러 찾아왔다”며 “캐나다에는 이러한 시장이 없다.
마트만 보다가 전통시장에 오니 없는 물건이 없고 매우 정겨워 딸아이도 무척 좋아한다. 시장에서 아이 한복을 샀는데 공연도 보고 엿도 나눠 먹으니 고향에 온 것이 실감 난다. 고향의 정을 듬뿍 느끼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이재범 정자시장상인회 회장
상인 ‘FUNFUN한 夜시장’ 올인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
Q 정자시장에 대해 소개를 해 달라.
A 19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이곳은 노점상들만 있던 도로였다. 노점상들끼리 똘똘 뭉쳐시장을 활성화해 보자고 다짐하며 시작된 정자시장은 1999년 상인회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2009년 전통시장 인증을 받게 됐다.
수원 정자 2, 3동에서는 유일한 전통시장이고 현재 150개 점포가 활동, 인근 7만세대가 즐겨 찾는 시장이 됐다.
반경 3~4㎞ 내에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와 같은 대형 마트가 위치하고 있어 전통시장을 위협하는 요소가 많긴 하지만 고객들의 편의를 위한 고객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상인과 일반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동아리를 운영하는 등 참여형 시장이라는 개성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Q 야시장 사업 추진 계기와 어떠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지.
A 올해 메르스로 수원 지역경제는 큰 어려움을 겪었고 특히 정자시장의 경우 인근에 메르스 중증치료센터인 수원의료원이 있어 손님의 발길이 많이 끊겼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다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야시장 사업을 지원해 준다고 해 참여하게 됐다.
이번 야시장 사업은 ‘뻔뻔(FUNFUN)한 夜시장’이라는 주제로 고객들과 함께하는 축제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9월21일과 24일 두 차례 예비 야시장을 개최한 뒤 본 행사는 10월27일 개최할 예정이며 초대가수 및 각설이 공연과 퓨전 가야금 공연, 무료 캐리커처, 먹거리 이벤트 등을 열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정자시장이 재탄생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Q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전통시장은 종합백화점이라고 생각한다. 대형마트에 있는 것은 전통시장에 다 있다. 오히려 전통시장에는 있지만 대형마트에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흥’과 ‘덤’이다.
전통시장에 오면 사람과 사람이 교감하면서 느낄 수 있는 흥이 있다. 또 장바구니가 가벼워도 덤을 담아갈 수 있다. 추석명절 행복하게 보내시고 전통시장도 많이 사랑해 달라.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