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교육재정 악화 일선 학교로 ‘불똥’

내년 학교기본운영비마저 시교육청 삭감 카드 ‘만지작’

인천의 교육재정 악화가 일선 학교로까지 전파될 위기에 처했다.

30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에서 학교기본운영비(1개교당 평균 5억 5천만 원가량) 축소를 검토 중이다. 학교기본운영비는 일선 학교의 살림살이와 같은 예산으로, 학교 시설·설비 유지비는 물론, 전기료 등의 공공요금으로 사용된다.

앞서 시교육청은 누리과정 등으로 발생한 교육재정 위기 속에도 지난해부터 2년 연속 학교기본운영비를 동결했다. 재정난에 따른 피해를 일선 학교까지 전가하지 않고자 1천여 개에 달하는 교육사업을 축소·폐지하면서까지 학교기본운영비를 마지노선으로써 지켜왔다.

그러나 내년에는 세입 예산이 올해보다 3천억 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2천억 원 이상의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지출경비로 편성하도록 지방재정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된 상황이어서 시교육청도 불가피하게 학교기본운영비 삭감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교육계의 우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살림살이 예산이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학교 현장의 불안감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한 학교장은 “학교기본운영비가 줄어들 경우 교육 현장 곳곳에서 한여름에 에어컨도 틀지 못하는 등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말로만 듣던 교육재정 위기를 학생과 학부모가 직접 체감해야 하는 지경까지 이른 상황에 대해 답답할 뿐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내년에 교육재정 악화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악의 경우 학교기본운영비를 삭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며 “내년 세입 예산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인 데다, 인건비 등 경직성 세출 예산 등도 먼저 정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기본운영비의 삭감 규모 등은 아직 추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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