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노모는 하염없이 눈물만… 7살 때 헤어진 아들… ‘57년만의 재회’

일산경찰서 도움 추석 전날 극적 상봉

남편의 폭력 때문에 7세 된 아들과 헤어진 80대 노모가 57년 만에 만나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석 명절을 보냈다.

L할머니(88)는 추석을 하루 앞둔 지난 26일 고양시 자신의 집에서 아들 M씨(64)와 57년 만에 상봉했다. 이 자리에는 할머니 며느리, 손자, 증손녀까지 함께했다.

L할머니는 추석을 10여일 앞두고 일산경찰서 민원실을 찾아 “남편의 폭력 때문에 집을 나왔는데, 당시 7세였던 아들을 찾고 싶다”고 전했다.

경찰은 할머니 사연을 접하고 추석 전 만남을 위해 할머니가 말한 아들 인적사항을 토대로 전국 경찰을 상대로 조회에 나섰다. 그러던 중 인천의 한 경찰서에서 L할머니가 찾는 아들과 인적사항이 같은 사람이 있다는 연락이 왔다.

경찰이 곧바로 이 남성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우리 어머니가 아닐 것이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남성은 자신이 군 제대 후 어머니를 만나고 싶어 30년간 행적을 수소문했지만 끝내 찾지 못해 어머니가 아닐 확률이 크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결과 할머니는 혹시나 남편이 자신을 찾을까 싶어 이름을 개명했고, 이 때문에 아들 M씨가 어머니와 만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추석 전날인 26일 오후 2시 할머니 자택에서 만난 모자는 반신반의하며 어색한 분위기도 있었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모자임을 확인했다. 할머니가 아들에게 시동생, 고모 등 친인척 이름을 거명하자 아들은 이를 기억해 낸 것이다.

이들 모자가 서로 부둥켜안고 57년 맺힌 한을 푸는 동안 곁에서 지켜보던 일산경찰서 직원들도 눈시울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이들 모자의 사연이 경기지방경찰청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지면서 모자 상봉을 축하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고양=유제원ㆍ김현수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