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發 AI 확산… 전국 비상 방역 강화·외부인 출입통제 등 도내 축산농가들 바짝 긴장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농가인들을 풍비박산 내는 무서운 전염병인데 어떻게 발 뻗고 잠을 잘 수 있겠어요”
1일 오후 2시께 이천시 대월면 한 산란계 농장(8만수 규모) 입구에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외부인의 진입을 철저히 막고 있었다. 바리케이드 옆에는 농장 출입 시 준비된 신발로 갈아 신고, 외부인은 농장주 연락처로 반드시 연락할 것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놓여 있었다.
또 농장 종업원이 입구 맞은편 건물에 상주하면서 외부인 출입을 막기 위한 엄중한 경계태세가 이어졌다.
실제로 이곳에 취재진이 접근하자 종업원은 취재진 출입을 통제한 뒤 소독 작업, 방제복과 장화 등 안전 장구류를 착용시키고 일부 출입을 허용했다.
이곳을 진입하는 차량도 마찬가지로, 농장으로 돌아온 농장주 A씨(45)의 화물차도 입구에서부터 철저한 소독 과정을 거쳤다. 바퀴에서 차량 아랫부분 구석까지 15분가량의 긴 소독 과정이었다.
또한 1주일에 1회 방역 시행하도록 한 정부의 지침과 달리 A씨는 자체적으로 하루에 한번씩 농장 전체 방역 작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곳을 찾는 계란상인들, 약품회사 직원 등을 위해 방호복, 장화, 장갑 등 안전 장구류 50벌을 자체적으로 마련하기도 했다.
경기도내 다른 농가도 출입을 통제하고 방역 활동에 나서기는 마찬가지다. 안성시 일죽면 한 육용 오리 농장(1만수)도 휴대용 소독기 수십 대를 구매해 종업원에게 나눠 수시로 소독하고 있으며, 심지어 종업원들의 외출까지 가급적 통제하고 있다.
지난달 전라남도 강진과 나주 소재 2개 오리농장에서 시작된 AI가 광주와 전남 전 지역으로 퍼지면서 정부는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시켰고, 이에 닭과 오리를 키우는 도내 농가들마다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지난해 1월 도내 대다수 지역에는 AI 확산을 막기 위해 가금류, 종사자, 차량 이동을 제한하는 가축이동중지명령이 발동된 바 있다. 또 올해 초에는 이천에서만 AI 판정을 받은 대규모 산란계 농장 두 곳의 44만8천수의 산란계가 살처분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농장주 A씨는 “AI 판정을 받은 한 농장주 지인은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하는 등 AI는 농민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라며 “AI가 점차 확산하고 있어 농장주 모두가 극도로 예민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일선 지자체 관계자는 “철저한 차단방역과 소독, 그리고 농가들과 지속적인 업무 협조 등을 통해 AI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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