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中企 현장인식 조사
한ㆍ중 FTA가 국회 비준동의 절차만 남긴 가운데 국내 섬유업계 중소기업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FTA 체결 시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에 생산기반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일 섬유ㆍ의류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섬유ㆍ의류산업 중소기업 한ㆍ중 FTA 현장 인식’ 조사를 벌인 결과를 보면, 섬유ㆍ의류 중소기업의 57%는 한ㆍ중 FTA가 국가 경제발전에는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한ㆍ중 FTA가 섬유ㆍ의류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46.7%는 섬유ㆍ의류 산업의 국내 생산기반이 붕괴할 우려가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제직ㆍ편직류 제조업체와 내수기업의 응답률(51.9%, 52.5%)이 높았다. 반면 중국 내수시장 진출 확대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응답은 22.7%에 그쳤다.
한ㆍ중 FTA 발효 시 경영상황에 대해서는 26.7%가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향후 생존기간에 대한 질문에는 ‘시기와 관계없이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업체가 40.0%로 가장 많았다. 이어 ‘3년 이상 버티기 힘들 것’(26.3%), ‘5년 이상 버티기 힘들 것’(21.3%)이라는 응답이 이어졌다.
중국산 저가 제품이 대량으로 국내에 유입될 시 상대적으로 규모가 영세한 중소기업은 이를 버텨낼 수 없다는 의미다. 이를 반영하듯 중소기업들은 한ㆍ중 FTA 정식 발효에 대비한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절반 이상(52.7%)이 투자계획이 없었고, 발효 이후 상황을 보고 결정한다는 업체도 44.3%였다.
이에 중소기업들은 정부 차원의 보완대책으로 ‘고부가 사업전환을 위한 연구개발 지원’(33.3%)과 ‘전문 산업인력 양성’(22.7%)을 요구했다.
특히 섬유원료 제조기업은 ‘노후설비 교체 및 첨단화 지원’(38.7%)을 가장 많이 들었다. 품질 향상을 통한 경쟁력 강화만이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를 극복할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재권 중기중앙회 섬유산업위원장은 “섬유ㆍ의류 중소기업들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한ㆍ중 FTA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산업적 또는 기업적 피해를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단지 FTA만을 대비하기 위해서가 아닌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섬유ㆍ의류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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