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살해범 투신자살 속수무책

금고도 아니고… 오피스텔 문여는데 2시간 소요
출동 경찰 어눌한 대처 ‘도마위’

인천의 한 오피스텔에서 30대 남성이 헤어진 여자친구를 목 졸라 살해한 뒤 15층 높이에서 떨어져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다.

특히 경찰은 남녀가 싸운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해 있었지만, 오피스텔 문을 여는데만 2시간 넘게 지체해 용의자의 자살을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35분께 인천시 남동구의 한 오피스텔 15층에서 A씨(36)가 떨어져 숨졌다. 오피스텔 방에서는 A씨의 전 여자친구인 B씨(33)가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밤 12시15분께 “옆집에서 싸우는 소리가 나다가 갑자기 조용해져 이상하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그러나 오피스텔 안으로 진입하지 못해 2시간 이상을 허비하다가 뒤늦게 연락이 닿은 열쇠수리공을 통해 이날 오전 2시35분께가 돼서야 문을 개방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A씨가 오피스텔 창문을 통해 순간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간상 경찰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겠지만, 이미 싸움이 끝난 것처럼 조용해진 현장 상황에서 철수하지 않고 문을 개방하려 노력한 것만큼은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은 추가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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